구속기간 만료를 25일 앞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재판부가 직권 보석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검찰은 '조건부 찬성' 뜻을 내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17일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의 공판에서 검찰과 양 전 대법원장 측 변호인은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에 관한 의견을 각각 진술했다.
재판부는 "구속기간 만료 전에 모든 심리를 마치고 선고를 내리기 힘들다"며 "어떤 형태로든 피고인이 석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이를 최소화할 합리적 보석조건은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여전히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또 핵심 증인들에 대한 신문을 먼저 한 뒤 구속기간 만료 직전에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의 직권 보석이 이뤄진다면 "엄격한 조건을 붙여달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유사사례를 참고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보석으로 석방하되 증거인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합리적 보석조건을 부여하는 것도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별도의 보석 심문기일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별도의 보석 심문기일 없이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받은 뒤 직권으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이번에 직권으로 보석한다고 하면 굳이 별도로 신문기일을 지정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직후인 지난 2월 11일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오는 8월10일 1차 구속기간이 만료된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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