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EU 첫 여성 수장 폰 데어 라이엔 "하나된, 강력한 유럽 목표"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7 18:37

수정 2019.07.17 18:37

중도파 거부로 간신히 9표 넘겨..국수주의 영향력 확대 ‘난제’우려
‘분열된 EU’ 큰 힘 발휘할지 관심
IMF도 새 총재 선출 준비 착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뽑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전 독일 국방장관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인준 투표 종료 이후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7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이날 첫 여성 집행위원장에 뽑힌 직후 "나의 목표는 하나된, 강력한 유럽이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새로운 수장으로 뽑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전 독일 국방장관이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인준 투표 종료 이후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7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이날 첫 여성 집행위원장에 뽑힌 직후 "나의 목표는 하나된, 강력한 유럽이다"고 말했다. AP뉴시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1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 선출됐다. 이에따라 11월 1일 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새 EU 집행위원회가 출범한다.


그러나 이날 유럽의회 인준 과정에서 친EU 중도파가 폰데어라이엔을 거부하면서 반기성·국수주의 정당들의 지원을 받아 간신히 위원장 인준이 통과된 탓에 이들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총재직을 공식 사임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인준 절차를 준비하고, IMF에는 새 총재 선출을 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라가르드 총재는 밝혔다.

■국수주의 영향력 확대?···난제산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정상들이 합의를 통해 지명한 폰데어라이엔은 이날 유럽의회 인준표결에서 중도파 정당들의 반대에 부닥친 끝에 383표를 얻어 간신히 과반을 넘기며 집행위원장 인준을 통과했다. 반대 327표, 기권 22표였다. 통과에 필요한 과반을 불과 9표 넘긴 신승으로 2008년 리스본협약에 따라 유럽의회에 인준 거부권이 주어진 뒤 가장 적은 표차다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주도로 EU 정상들이 합의한 집행위원장이 유럽의회 지도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선출됐다. 의회 중도파는 지난 5월 EU의회 선거를 반영해 의회가 지지하는 인물을 지도부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EU 정상들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인준통과를 이끌어면서 의회에 승리를 거둔 셈이됐다. 그렇지만 정상들의 밀어붙이기는 EU내 반발을 불렀다. 폰 데어 라이엔의 지지층이 됐어야 할 중도파가 대거 이탈해 반대표를 던졌다.

집행위원장의 주된 임무는 EU차원의 법안을 만들어 유럽의회와 각 회원국 동의를 통해 입법하는 것이지만, 점차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회원국 예산안을 점검할 수 있는 권한을 포함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정작 자신이 중도파인 폰 데어라이엔은 유럽의회 인준을 통과하면서 반기성·국수주의 의원들의 지원을 받은 탓에 자신의 공약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의회와 관계가 어색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유럽의회가 1979년 의원 직접선거가 시작한 뒤 그 어느때보다 분열된 상태라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태다. 폰 데어 라이엔은 인준 표결을 통과하면서 집행위원장 권한을 상당분 의회에 양보했다. 지금까지 집행위원장들은 정책 이니셔티브를 거의 독점해왔지만 앞으로는 의회가 특정 개혁안을 표결을 통해 통과시키면 이를 '입법활동'에 반영하기로 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당장 영국의 브렉시트(EU탈퇴) 문제, 미국과의 관계개선, 무역갈등, 기후변화 등 산적한 현안을 적극 풀어내야한다.

■IMF 총재 후임 선출 본격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MF도 공식적인 총재 후보 선출 작업에 착수하게 됐다. 라가르드는 ECB 총재 인준절차를 준비하고 IMF에는 ECB로 자리를 옮길 자신의 뒤를 이을 총재를 선출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주기 위해 이날 공식 사임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9월 12일자로 IMF 총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라가르드가 2일 ECB 총재에 지명된 뒤 총재권한 대행은 데이비드 립튼 부총재가 맡아왔다. 후임자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17일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G7 유럽국 정상들이 후임을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유럽 정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들 3개국 정상이 G7 회의 중간 따로 만나 라가르드 후임을 정하기로 했다면서 G7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IMF 이사회에서도 이변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은행(WB)과 IMF 최대 주주인 미국과 유럽은 각각 WB, IMF 총재직을 임명해왔다.
한편 불가리아 출신인 게오르기에바 WB 최고경영자(CEO), 마크 카니 영국은행(BOE) 총재 등이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가운데 네덜란드가 예룬 데이셸블룸 전 재무장관을 IMF 총재로 밀고 있다고 네덜란드 언론이 보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