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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리인하]한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4분기에 다시 내리나?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09:57

수정 2019.07.18 10:33

한국은행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1.50%로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금리인상 이후 8개월 만에 금리방향이 전환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 2016년 6월 인하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필요성이 커진 영향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면서 시장의 이목은 추가 인하 여부로 쏠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이달 말 금리를 인하할 것이 유력함에 따라 추가 인하의 부담은 던 상황이다.
다만 부동산 가격 상승 조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상저하저'로 바뀐 경기 흐름
한은이 금리인하를 결정한 이유는 연말연초 '상저하고'의 경기전망과 달리 경기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외 기관들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연이어 하향조정하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2.7%에서 0.2%포인트 내린 2.4∼2.5%로 변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각각 2.1%, 2.0%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1.8%), 노무라금융투자(1.8%), ING그룹(1.5%) 등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 중후반대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출이 하반기에도 부진하면서 설비투자나 건설투자, 소비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돼서다. 아울러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우리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다.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물가 흐름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치고 있다. 지난 4월 한은 전망치인 0.7%에 비해서도 낮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뉴시스화상
/사진=뉴시스화상

■4·4분기 중 추가 인하?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올 4·4분기 중 추가 인하를 단행할 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일단 대외환경을 봐서는 가능성이 있다. 한은 통화정책에 영향이 큰 미 연준도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오는 30~31일에 열릴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추가 인하에도 나서면서 올해만 50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연준이 실질적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한은도 금리인하의 부담을 덜게 된다.

하지만 대내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움직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간 단위로 아파트 매매가격 시황에서 지난 1일 서울 아파트값이 0.02% 오르며 지난해 10월 마지막주(0.02%) 이후 35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후 지난 8일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의 상승해 2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부동산 시장의 상승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시장의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이미 15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추가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 가계부채 추가 확대는 한은 설립목적 중 하나인 금융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문제는 한은의 부족한 금리인하 여력이다.
역대 최저 금리 수준이 1.25%인 점을 고려하면 한은이 금리인하에 나선다면 가능한 정책여력이 0.25%포인트씩 2회 정도다. 여력이 부족한 만큼 통화정책 사용에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경기가 경착륙 가능성이 높아졌고 일본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고 시기가 언제이냐의 문제"라며 "부동산 가격 등 우려가 있지만 세계적인 인하 추세를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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