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깜짝 금리인하’에도 증시 무덤덤… 시장은 추가인하 기대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19:05

수정 2019.07.18 19:05

하반기 인하 이미 기정사실화.. 경기 하방리스크 우려도 남아
日 제재 등 대외악재도 불안.. 기업 실적악화에 투자도 먹구름
이달 FOMC 결과에 더 눈 쏠려
‘깜짝 금리인하’에도 증시 무덤덤… 시장은 추가인하 기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지만 증권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기 만하다. 하반기 중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상황인 데다 실물경기가 급속하게 악화된 탓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눈치다.

한국은행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25bp(1bp=0.01%) 내렸다. 8월 중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보다 빠르게 인하를 결정했지만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1% 떨어진 2066.55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0.17% 내린 665.15로 장을 마쳤다.

미국 금리 기조에 따라 요동쳤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막상 한국은행의 인하 결정에는 반응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는 기업실적이 가장 중요한데 연초부터 실적에 대해 전망치 하향 조정이 이어졌다"며 "금리 인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될 여지는 적다"고 설명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가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기업이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빨랐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일본 화이트 리스트 제외 관련 불확실성과 미중 무역협상 난항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앞서 미국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을 시사하면서 한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와 한국의 인하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시각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경기가 개선됐음에도 실시한 보험용 금리 인하 성격이고, 한국은 이미 경기가 하강이 진행돼 실시하는 후행적 대응"이라며 "시장이 움직일 만한 호재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2·4분기와 3·4분기 실적이 저조해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인하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봤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시즌에 접어든 지금 예상보다 기업의 실적이 나쁘다"며 "소비, 투자 등 경제 펀더멘털이 약화돼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호재는 아니지만 이번 금리 인하가 하방리스크를 억제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 증권사는 금리 인하가 하반기에 예정돼 있었던 만큼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정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7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399%로 기준금리 대비 35.1bp가 낮다. 이미 금리 인하가 시장에 반영돼 있는 모습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금통위보다는 이달 FOMC에서 물가 판단에 따라 추가 금리 인하의 가시화 여부가 주식시장에는 더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bjw@fnnews.com 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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