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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추경처리 원했지만..黃 "원내가 할일" 정동영 "與도 양보해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8 21:51

수정 2019.07.18 21:5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정당 대표 초청 대화'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년4개월 만에 청와대에 모여 회담을 가졌지만, 정국을 푸는 계기는 마련하지 못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초당적 대응에 나선다는 원론적인 합의 외에는 뚜렷한 합의문을 이끌지 못한채 기대를 모았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현안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정치권 지도자들이 모여 대응책을 모색했다는 것 외에는 꽉 막힌 정국을 풀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과제만 남긴 회담이었다는 지적이다.

■文 "추경 요청"..黃 "원내에서"
18일 여야 5당 대표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진 뒤 국회로 돌아와 논의한 내용에 대해 브리핑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중인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 처리에 대해 문 대통령이 10차례 이상 언급하며 강하게 요청했으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원내대표들이 논의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선 추경에 관한 이야기를 공동발표에 좀 넣자는 생각이 강했다"며 "그렇지만 충분한 논의도 되지 않았고 추경의 범위나 대상, 협의해야할 부분이 많이 남았는데 섣불리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않다고 저는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간 이견차가 여전하면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서로의 양보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문 대통령이 추경 처리를 강조했는데 그렇기 위해선 여당도 양보해야한다고 말했다"며 "한국당이 요구하는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상정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경을 처리하고 대일 규탄 결의안도 처리하고 한발씩 양보해 처리하자 했다"며 "이제 이 부분은 여야 원내대표간 협상으로 넘어온 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추경에 대한 돌파구를 내심 기대한 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손 대표는 "대통령은 이런 걸 계기로 해서 추경이 확 풀렸음 했는데 이 자리에서 추경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거 같다"며 "추경은 여러가지 얘기가 있었으나 결론을 분명하게 낸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입장차는 여전..정국 경색 지속
여야 5당 대표가 문 대통령과 회동을 가지면서 본회의 개최를 비롯한 추경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있었으나,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초당적 조치에만 공감대를 만드는데 그쳤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년 4개월만의 만남이라 많은 것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며 "한마디로 청와대와 5당 대표간 새로운 시작이란 점에서, 충분히 토론했지만 국회 문제를 푸는데 까지 나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이 일본 무역규제에 대한 초당적 대응 요청하면서 추경 처리도 요청했는데 결국 초당적 대응 의지는 확인했으나, 추경 처리까지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만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 당대표들과는 처음 만나는 것이라 만남 자체가 의미있다"며 "일본 경제 침략에 대해 5당 대표가 대통령과 하나가 돼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 요구에 대해 이 대표는 "전혀 안되는 일을 억지로 주장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하면 국방장관은 하나도 못한다"며 "연평도 천안함 폭침 때 문책당한 사람있나. 나쁜 국회의 전형을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19일 본회의 개최 여부에 대해 "사실상 어렵다"며 "내일(19일)이라도 해임결의안을 상정하면 모르겠지만.."이라고 말해 국회 경색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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