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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체가 브랜드 된다"… 세계로 뻗는 ‘캐릭터 라이선싱'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2 17:42

수정 2019.07.22 17:42

콘진원 ‘라이선싱 콘’ 코엑스서 개최
캐릭터 산업 ‘11조’… 수출도 급증세, 케이팝·드라마 등 한류 강세 ‘청신호’
'라이선싱 콘 2019'에서 해외 연사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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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카카오 체크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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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대우전자의 '마블 캐릭터 냉 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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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중국 이어 미국으로 무대 넓히는 카카오프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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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9' 포토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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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공식 구체 관절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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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방탄소년단 매니저 게임', 디즈니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카카오프렌즈의 다양한 굿즈.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18 캐릭터 산업백서'에 따르면 세계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 규모는 지난해 2716억 달러(320조806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라이선싱을 포함한 캐릭터 산업(캐릭터 제작·유통·라이선싱)은 11조9223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국내 캐릭터 산업 11조 매출

"나는 러시아사람인데 매일 아침 '핑크퐁'을 듣습니다." 콘텐츠 산업에서 캐릭터 라이선싱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라이선싱 콘 2019'가 지난 17~1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연사로 내한한 라이선싱 비즈니스 컨설팅업체 키즈글로벌의 이반 콜레치아 상무는 유튜브 기반으로 급성장한 '핑크퐁'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마샤와 곰'처럼 한국 콘텐츠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특히 7~14세 여아들에게 '카카오프렌즈'와 '라바'가 인기"라고 말했다.

국내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은 성장세를 보이며 수출액도 크게 늘었다. 2013년 4억4622만달러에서 2017년 6억6385만달러로 연평균 10.4% 증가했다. 아직은 완제품 수출이 44.9%(2017년 기준)로 가장 높지만, 그 뒤를 잇는 캐릭터 라이선싱(36.2%) 비중이 만만치 않다. '카카오프렌즈'는 국내 캐릭터 호감도 순위 1위(2018년 기준)다. '카카오프렌즈'(28.1%)는 '뽀롱뽀롱 뽀로로'(10.4%), '짱구는 못말려'(3.1%) '마블'(2.4%)을 압도적 차로 앞섰다. 덕분에 국산 캐릭터 호감도는 2017년 50.1%에서 69.4%로 치솟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측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적극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캐릭터 상품을 수용하면서, 캐릭터산업의 유아아동시장 제한성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적으로도 키덜트 소비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찰스 M. 리오토 전 국제라이선싱협회장은 "라이선싱 산업은 장기간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샌드힐컨설팅그룹의 엘리사 힐 파트너도 "세계화로 인해 기회가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국제라이선싱협회는 세계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 규모가 2017~2022년 평균 3.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기준 분야별 규모를 살펴보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캐릭터·엔터테인먼트' 부문이 세계 시장의 44.7%를 차지한다. '기업·브랜드' '패션' 부문 성장세는 2016년에 비해 둔화됐지만 '스포츠' 부문은 높은 성장 폭을 보였다. 리오토 전 국제라이선싱협회장은 "최근 스포츠, 특히 e스포츠 분야가 급부상 중"이라고 짚었다. 국가별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 규모를 살펴보면 한국은 15위(2017년 기준)다. 1위는 미국(1496억 달러)으로, 세계시장의 절반이 넘는 55.1%를 점유했다. 2위는 영국(140억 달러)이다. 리오토 전 국제라이선싱협회장은 "한국 라이선스 시장은 2018년 기준 18억 달러로 전년 대비 6.4% 성장했다"며 한국의 선전을 기대했다.

■한류 효과도···"한국 자체가 브랜드"

한류의 강세는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에도 청신호다. 제프리 다젯 NBC 유니버설 부사장은 "한국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있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다젯은 한국 콘텐츠의 아시아 진출 성공 여부를 묻는 질문에 "쉽다고 단정할 수 없으나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한국 콘텐츠가 점점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는 "NBC 유니버설 재팬에서 한국 TV 드라마 수입 비중이 늘고 있다"며 "케이팝, 한국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등 한국 문화의 소프트파워가 부각되면서 한국 자체가 브랜드가 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동남아시아에는 젊은 소비자가 많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어린이 콘텐츠에 대한 니즈가 높다. 아시아는 지금 소비자와 창의적.감성적으로 연결된 지적재산권 관련 제품을 만들어낼 아주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한국 캐릭터 라이선싱 산업의 국가별 수출 비중을 살펴보면, 북미(26.4%), 유럽(22%), 중국(19.9%), 동남아(13%) 순이다. 아직 북미의 비중이 가장 높지만 동남아 수출액은 2017년 8626만 달러로 2015년 대비 16.1%나 증가했다. 엘리사 힐 파트너는 "라이선싱 산업에서 좋은 성과를 내려면 무엇보다 차별화가 중요하다"며 "또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을 아우르는 옴니채널 전략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반 콜레치아 키즈글로벌 상무도 "아이들은 더 이상 한 브랜드에 충성하지 않는다. 인지도를 높이고 호감도를 유지하려면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영화, 뮤지컬, 테마파크 등 다양한 장르로 그 브랜드를 노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프리 다젯 NBC 유니버설 부사장은 "다양한 형태의 협업은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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