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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닫은 美쇼핑업체들 "아마존 탓만은 아니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2 17:46

수정 2019.07.22 17:46

2분기 폐점속도 9년來 가장 빨라
임대료 급등·늘어난 부채 등 원인
미국 쇼핑몰에서 철수하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이 반드시 전자상거래와의 경쟁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가상거래의 급성장에 지난 2·4분기 미국 유통업체들의 쇼핑몰 폐점 속도가 9년래 가장 빠르게 진행됐지만 급상승하는 임대료와 업체들의 늘어난 부채도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들어 백화점 업체 시어스와 속옷업체 빅토리아스 시크릿, 의류 업체 샬롯 루스를 포함해 매장 7400개 이상이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서비스 업체 CBRE 연구이사 니콜 라루소는 10년전에 비해 임대료는 상당히 올라 유통업체들이 감당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뉴욕 맨해튼과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등지의 유통 매장 임대료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전 보다도 비싸졌다. CBRE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는 10년 사이에 53%, 마이애미는 46% 급등했으며 중소도시에서도 33% 이상 상승했다.


입주 업체들은 온라인 쇼핑에 밀리면서도 임대료 부담율은 종전에 비해 두배 늘어나 매출의 30%를 내야하는 처지다. 고급 백화점 바니스의 뉴욕 매디슨애비뉴 매장은 건물주가 연간 임대료를 1620만달러에서 올해 2790만달러(약 328억원)로 올렸다. 따라서 2만3000㎡인 매장 규모를 줄이는 것 뿐만 아니라 파산 신청 가능성 속에 건물주와 임대료 협상, 구조 조정 전문가 영입 등 대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랄프로렌과 메이시, 애버크롬비 앤 피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정리하고 다른 매장들의 면적도 감축했다. 건물주들은 임대료를 크게 내려주면서 각종 혜택을 제공해도 빈 매장이 있는 경우가 있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의 가치를 유지하는게 절대 중요해 떨어질 경우 대출을 받기 힘들어져 건물주들은 싸게 임대를 해줄 바에는 시장이 호전되기를 더 기다리는 것을 택하고 있다.

늘어나는 유통업체들의 부채와 함께 파산 신청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17년 전통의 백화점 JC페니는 부채가 40억달러(약 4조707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인업체 프레드는 지난 2주동안에만 129개 매장을 닫았으며 패션매장 차밍찰리는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보험업체 그레이트아메리칸그룹의 유통업계 부도 전문가 스콧 카펜터는 올해가 자사 창업 이래 가장 바쁘다고 밝혀 현재 부도 위기에 있는 기업들이 많음을 시사했다.

폐점은 건물주들에게도 재정적 부담을 줘 새로운 입주 업체를 찾지 못할 경우 부채 상환 부담을 키운다.
코어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폐점 규모는 7426개로 지난해 전체 합계인 5864개 보다도 많은 반면 신규 입주는 3000개를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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