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의료폐기물서 일회용 기저귀 제외" 관련법 개정 논란 확산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2 17:52

수정 2019.07.22 17:52

의료폐기물공제조합 보고서 공개
요양병원 배출 기저귀 92% 에서 폐렴균·녹농균 등 감염성균 검출
관련업계 '감염 위험 우려' 심각 입법예고 절차 중단 성명서 채택
정부가 의료폐기물을 줄인다는 방침에 따라 '세균덩어리'로 밝혀진 요양병원 일회용 기저귀까지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기로 한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와 함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료폐기물 불법방치 등 처리시설 부족으로 인한 폐기물 대란이 현실화되자 환경부는 지난달 26일 감염 우려가 낮은 요양병원 일회용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한 '폐기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감염성 세균덩어리인 요양병원 일회용 기저귀를 일반폐기물에 섞어 배출할 경우 국민 건강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은 이날 국회에서 오후 열린 정책토론회에 앞서 요양병원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기저귀에서 각종 감염성균이 다수 발견됐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조합 측이 서울녹색환경지원센터(연구책임자 서울시립대 이재영 교수, 위탁연구책임자 단국대 김성환 교수)에 의뢰해 조사연구한 것이다.

보고서 중간 결과에 따르면 전국 105개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회용 기저귀를 무작위로 채취해 감염성균 검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97곳(92%)에서 감염성균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폐렴구균과 폐렴균 녹농균이 각각 80개소, 18개소, 19개소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회용 기저귀에서 발견됐다는 것이다.

요로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대장균'과 '부생성 포도상구균'은 80개소, 18개소, 19개소의 요양병원에서 배출된 일회용 기저귀에서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각종 화농성 염증과 식중독부터 패혈증까지 다양한 감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황색 포도상구균'이 74개소에서 검출됐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한국의료폐기물공제조합 측은 "병원에서 배출되는 일회용기저귀의 상당수가 감염 위험이 높고, 현장에서 엄격한 관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국민이 언제든지 감염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공제조합은 이달 초 긴급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 등 1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법예고 절차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환자들이 24시간 내내 착용해야 하는 일회용 기저귀는 다양한 병원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관련 법령을 개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 의원과 이석현 의원 공동주관으로 열린 정책토론회는 단국대 김성환 미생물학과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대한요양병원협회 박성국 이사와 환경부 권병철 과장, 의료폐기물공제조합 최병운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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