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치매 유발하는 뇌 속 노폐물 배출 경로 찾았다

조석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5 01:59

수정 2019.07.25 01:59

IBS 연구진, 뇌 하부 림프관의 ‘하수도’ 역할과 노화 시 배수기능 저하 확인
'네이처'에 논문게재…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의 새로운 방향 제시
[그림 1] 뇌막 림프관의 위치와 연령에 따른 구조 변화 과정 모식도 그림 A는 뇌의 노폐물이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되며 뇌척수액은 뇌 하부 뇌막에 존재하는 림프관을 통해 중추신경계 바깥으로 배출된다는 모식도이다. 뇌막 림프관은 머리뼈 있는 구멍(두개골공)을 통해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은 손가락을 뻗친 모양의 풍부한 림프관 다발을 가지고 있고 내부에는 림프가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판막 구조(림프관 밸브)를 가지고 있다. 특히 림프관은 해부학적으로 뇌척수액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으
[그림 1] 뇌막 림프관의 위치와 연령에 따른 구조 변화 과정 모식도 그림 A는 뇌의 노폐물이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되며 뇌척수액은 뇌 하부 뇌막에 존재하는 림프관을 통해 중추신경계 바깥으로 배출된다는 모식도이다. 뇌막 림프관은 머리뼈 있는 구멍(두개골공)을 통해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은 손가락을 뻗친 모양의 풍부한 림프관 다발을 가지고 있고 내부에는 림프가 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하는 판막 구조(림프관 밸브)를 가지고 있다. 특히 림프관은 해부학적으로 뇌척수액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으며, 물질의 흡수와 배출 기능에 유리한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뇌의 노폐물을 포함하는 뇌척수액이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을 통해 중추신경계 바깥으로 배출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림 B는 뇌 하부 뇌막 림프관들이 노화에 따라 뇌척수액의 배출 기능이 저하됨을 나타낸 모식도이다. 머리뼈 내부 한정된 공간에서 뇌척수액의 배출이 저하됨에 따라 생기는 높은 압력에 대한 보상 기전으로, 노화 생쥐 모델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을 보여준다.

[그림 2] 뇌척수액과 가깝게 위치한 뇌 하부 뇌막 림프관 뇌 하부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이 머리뼈(두개골) 내 공간(A,B) 바로 밑에 위치해 있고, 많은 혈관이 분포해있는 정맥동(C) 근처와 머리뼈(두개골) 밖으로 배출될 때 이용되는 통로인 머리뼈 구멍(두개골공)(D) 주변에서도 림프관이 발달해 있다. 연구진은 림프관 특이적으로 형광을 발현하는 생쥐 모델에 면역조직형광염색을 한 후, 형광현미경으로 그 위치를 확인했다.
[그림 2] 뇌척수액과 가깝게 위치한 뇌 하부 뇌막 림프관 뇌 하부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이 머리뼈(두개골) 내 공간(A,B) 바로 밑에 위치해 있고, 많은 혈관이 분포해있는 정맥동(C) 근처와 머리뼈(두개골) 밖으로 배출될 때 이용되는 통로인 머리뼈 구멍(두개골공)(D) 주변에서도 림프관이 발달해 있다. 연구진은 림프관 특이적으로 형광을 발현하는 생쥐 모델에 면역조직형광염색을 한 후, 형광현미경으로 그 위치를 확인했다.

[그림 3] 노화에 따른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기능 저하 그림 A는 젊은 생쥐, 중년 생쥐, 노화 생쥐 모델에서 뇌 하부 뇌막 림프관과 뇌막 림프관 내부에 존재하는 판막의 변화를 면역형광염색법을 이용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노화에 따라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망가지며(흰색 화살표), 뇌막 림프관의 판막에서 높게 발현되는 림프관 전사인자의 발현(녹색)이 감소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B는 젊은 생쥐와 노화 생쥐 모델을 이용하여 뇌막 림프관(초록색)의 모양과 이를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빨간색)을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이다.
[그림 3] 노화에 따른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기능 저하 그림 A는 젊은 생쥐, 중년 생쥐, 노화 생쥐 모델에서 뇌 하부 뇌막 림프관과 뇌막 림프관 내부에 존재하는 판막의 변화를 면역형광염색법을 이용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노화에 따라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망가지며(흰색 화살표), 뇌막 림프관의 판막에서 높게 발현되는 림프관 전사인자의 발현(녹색)이 감소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B는 젊은 생쥐와 노화 생쥐 모델을 이용하여 뇌막 림프관(초록색)의 모양과 이를 통해 배출되는 뇌척수액(빨간색)을 형광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이다. 젊은 생쥐에 비해 노화 생쥐의 뇌막 림프관은 구불구불한 형태를 뛰며, 노화 생쥐에서 뇌막 림프관 내에서 관찰되는 뇌척수액이 더 적게 관찰됨을 알 수 있다(흰색 상자부위가 각각의 사진 왼쪽 위 모서리에 확대되어 있음).

국내 연구진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을 유발하는 뇌 속의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는 주요경로(hotspot)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특훈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뇌의 노폐물을 담은 뇌척수액*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통로가 뇌 하부에 위치한 뇌막 림프관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나이가 들수록 뇌막 림프관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뇌척수액은 뇌의 수액이라고도 불리며 뇌를 보호하고, 뇌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을 배출시켜 중추신경계의 기능과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는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정확한 위치와 기능은 물론, 노화에 따른 변화를 규명한 것으로, 향후 치매를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BS는 이번 연구 성과가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3.070) 지 온라인 판에 7월 25일 새벽 2시(한국시간)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뇌에서는 대사활동의 부산물로 상당한 양의 노폐물이 생성되어 뇌척수액을 통해 중추신경계 밖으로 배출되는데, 베타-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과 같은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고 뇌에 축적되면 기억력 등 뇌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를 말하며 동물의 신경계에서 가장 많은 부위를 차지하는 부분이다.

뇌막 림프관은 딱딱한 머리뼈 속에서 다른 혈관들과 복잡하게 얽혀있어 정확한 관측이 어려워, 아직까지 뇌척수액의 정확한 주요 배출 경로가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진은 생쥐의 머리뼈를 얇게 박피하여 관찰력을 높이고, 뇌척수액에 형광물질을 주입하는 실험과 자기공명영상(MRI) 실험을 통해 뇌 상부와 하부 뇌막 림프관의 구조가 서로 다르며,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뇌에 쌓인 노폐물 등을 밖으로 배출하는 주요 배수구 역할을 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어 노화 생쥐 모델의 뇌막 림프관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는 실험을 진행해, 노화에 따라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이 비정상적으로 붓고, 뇌척수액 배출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질병을 유발하는 노폐물이 어떻게 뇌 밖으로 빠져나가는 지를 확인하고, 노화에 따른 구조와 기능 저하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뇌의 인지기능 저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규영(IBS연구단장,KAIST교수)
고규영(IBS연구단장,KAIST교수)

고규영 단장은 “앞으로 뇌 하부 뇌막 림프관의 배수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하면 새로운 퇴행성 뇌질환 치료방법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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