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실무협의서 "한미군사훈련이 이유" 밝혀
관련 절차 올스톱...9월말 완료 사실상 물건너가
한미 "예정대로 훈련"...남북 경색국면 길어질듯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 '동맹 19-2'를 이유로 우리 정부가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해 지원하려던 쌀 5만t을 거부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기구를 통한 쌀 지원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공식입장 확인에 나섰지만 북한이 북미실무회담에 이어 쌀지원에도 '동맹 19-2'를 들고 나온 만큼 계획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련 절차 올스톱...9월말 완료 사실상 물건너가
한미 "예정대로 훈련"...남북 경색국면 길어질듯
■北 실무자, WFP에 거부 의사 밝혀
24일 통일부 김은한 부대변인은 "WFP와 북한의 실무협의과정에서 북한 내부에 이런 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정부는 현재 WFP를 통해 북한측에 공식입장을 확인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인도적 동포애적 견지에서 북한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식량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실무선에서 얘기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의 최종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서면으로 입장을 내놓아야 최종 입장으로 봐야 한다는 게 통일부의 시각이다.
다만 대북 쌀지원 관련 WFP의 카운터파트가 북한 외무성이고, 실무자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수 없는 구조를 감안하면 지금의 입장이 바뀌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9월까지 쌀지원 완료' 목표 물건너가
통일부는 당초 북한의 춘궁기인 9월까지 쌀 지원을 완료할 계획을 세우고 이달중 1항차 출발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북한이 동맹 19-2를 들고 나오며 쌀 지원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선박 수배 등 WFP가 준비는 계속하고 있지만 북한이 최종 답변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더이상의 진전된 절차는 진행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한미 양국 모두 예정대로 훈련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북한과의 경색국면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의 경고성 발언이 나온 이후에도 국방부와 미 국무부 모두 다음달로 예정된 동맹 19-2 실시를 준비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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