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北 도발에 점점 요원해지는 북미 실무협상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8 16:17

수정 2019.07.28 16:17

北 미사일 도발 韓 비난했지만 본질은 미국
한미연합훈련 끝나는 8월 하순까지 안 열려
비핵화 대한 북미 입장差..열려도 한계 뚜렷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조직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지역에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일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조직지도 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지역에 첨단공격형 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 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을 조직하시고, 직접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예정대로라면 이달 중으로 벌어져야 했을 북미 실무협상 재개는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현재로선 언제 실무협상이 열릴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 간 입장차가 좁혀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에서 따로 만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향후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28일 현재 이번 달은 사흘 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달 실무협상은 재개는 불가능하게 된 셈이다.

북한은 이번 미사일 도발의 원인을 '남조선(한국)'의 최첨단 무기 도입과 한미연합 훈련 지속으로 꼽으며 '한국 때리기'에 나섰지만 이는 실무협상 준비 단계에서 보여준 미국의 '태도'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인 동맹 연습에 대해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불만을 드러냈고,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을 공개해 자극의 강도를 높였고 이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도발에 나섰다.

미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위협 강도를 높일 경우 미국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과 '남조선 당국자' 즉 문재인 대통령을 걸고넘어졌지만 본질은 미국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은 포괄적 비핵화 합의와 비핵화 로드맵을 전제로 한 상응조치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영변 핵시설 폐기를 통해 현재 북한을 옭아매고 있는 대북제재의 대부분을 풀고, 나머지 비핵화 조치를 미국과 국제사회의 상응조치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진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실무협상이 열리지도 않은 상황, 즉 실무협상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을 고려하면 북·미는 현재 양측이 넘어야 할 큰 산, 즉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뛰어넘는 진전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쏜 미사일들은 다른 국가들도 가지고 있는 수준이라면서 북한이 핵실험이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어 북한에 실무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미국에 대해서는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며 미사일까지 발사한 북한이 특별한 태도 변화 없이 갑자기 실무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최소 북한이 헐뜯었던 동맹훈련 기간 동안에는 실무협상도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연내(年內)' 3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겠다고 했지만 미국의 태도 등을 문제 삼으며 이 발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만큼 실무협상 재개는 계속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했기 때문에 훈련이 끝나는 8월 하순까지 실무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라면서 "하지만 북미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실무협상 재개 시점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결국 하노이 담판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는데, 이 부분에서 북한이 확실히 핵 포기 입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실무협상 재개가 이뤄지더라도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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