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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인터넷은행, 이제는 '혁신'이 과제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9 17:52

수정 2019.07.29 17:52

[기자수첩] 인터넷은행, 이제는 '혁신'이 과제
지난 2017년 7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 이용고객 수가 이달 1000만명을 넘어섰다. 외형적으로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특히 1000만이라는 숫자는 우리보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사가 20여년 빨랐던 일본을 앞서는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10여개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계좌수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은 라쿠텐은행으로 올해 1·4분기 기준 약 732만좌다. 라쿠텐은행은 영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18년이 넘었다.
2007년 출범한 일본 이온은행 계좌수는 656만좌, 2001년 영업을 개시한 일본 세븐은행은 484만좌에 그친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1000만명 고객을 확보했다. 특히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카카오뱅크는 편의성을 높인 상품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모임통장이 대표적이다. 각종 모임의 회비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카카오톡과 연계한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은 누적 이용자 수가 300만명에 육박한다. 간편하게 신용조회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이용고객이 300만명을 넘어섰다.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는 866만장이 발급됐고, 정책 중금리 상품인 사잇돌대출도 순항하고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대형 시중은행들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별 차이는 없다. 시중은행들도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한 상태다. 특히 여전히 예대마진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카카오뱅크가 혁신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그동안 지배구조 불확실성, 자본확충 문제로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혁신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금융위원회는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도록 승인했다. 앞서 카카오도 카카오뱅크 지분을 34%까지 취득하기 위한 이사회 결의를 마쳤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최대주주인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예비인가 승인을 받은 지 약 4년 만이다.
새로운 혁신동력을 마련한 카카오뱅크. 출범 초처럼 다시 '메기'로 혁신을 주도해 금융권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cjk@fnnews.com 최종근 금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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