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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주 하이메디 대표 "연간 22兆 쓰는 큰손… 중동 의료관광객에 집중"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9 18:30

수정 2019.07.29 18:30

의료기술수준 높고 비용부담 낮아.. 美·獨 향하던 중증환자 발길돌려
한국서 진료받는 왕족들 늘어나
사진=김범석 기자
사진=김범석 기자
"미국, 독일과 태국으로 떠나는 24만여명의 중동 의료관광객을 한국으로 오게 하는 게 목표다."

최근 서울 이태원동 하이메디 본사에서 만난 이정주 대표(사진)는 "중동 GCC(걸프협력회의) 국가에서 연간 63만명이 의료관광을 떠나고 그 시장은 연 22조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국은 뷰티의료, 미국과 독일은 중증의료 환자가 많이 찾고 있는데 우리는 태국보다는 의료기술이 높고 미국, 독일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이메디는 2011년 창업한 의료관광 스타트업이다. 의료관광객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뮤렉스파트너스로부터 20억원 시리즈 A 투자를 받았고 시리즈 B 투자도 곧 완료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하이메디 사업은 크게 2가지로 진행된다"면서 "온라인에서 중동 의료관광객에게 우수 국내 병원과 의사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언어, 문화, 종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역, 숙박, 교통, 여행 등 의료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중동 의료관광객에 집중한 것은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32만1574명, 이중 중동에서 온 환자는 7238명으로 2.3%에 불과하다. 그러나 2017년 중동환자 진료수입은 441억원으로 전체 6.9%다. 1인당 평균 진료비는 610만원으로 외국인 환자 1인 평균 진료비 199만원보다 3배 더 쓴다.

중동이 큰손인 데는 이유가 있다. 중동 의료관광객 대부분은 암 등 중증환자다. 주로 종합병원 1인실을 사용해 다른 외국인에 비해 진료비가 높다.

이 대표는 "많은 중동 국가의 왕족들이 한국에서 진료를 받고 있다"면서 "한국 5대 암 생존율이 미국보다 높고 비용도 독일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동 정부는 정부송출 환자에게 진료비 및 동반 가족 비용까지 지원한다"면서 "올 상반기 하이메디 이용 중동 의료관광객은 통상 4명 가족과 함께 입국했다. 가족여행도 동반되다 보니 평균 체류일은 50일이다"고 했다.

이 대표는 중동 뷰티 관련 의료관광객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인스타그램 팔로워 800만명이 넘는 사우디아라비아 배우 로자인 오므란을 초대하고 국내에서 의료서비스 받는 모습을 SNS에 올렸다. 이후 진료 문의가 전주 대비 75%나 급증했다.

중동 의료관광객이 늘면서 하이메디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50% 급증했고 임직원 수는 1년새 2배 가량 늘어난 60여명이다.

이 대표는 "전체 아랍 의료관광객 중 국내에 들어오는 비중은 1.2% 수준이다.
98.8% 시장이 남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 36억원보다 177%(2.7배) 늘어난 100억원"이라면서 "의료 관광객을 위한 호텔 사업도 준비 중이다.
'이슬람' 전문성을 살려 동남아시아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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