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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vs 조정석..100억대 영화 ‘넘사벽 주인공’으로 맞짱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9 18:36

수정 2019.07.29 18:36

충무로 캐스팅 보드 뉴페이스
‘여성 1020’ 인기 박서준, 격투기 선수 변신 남성미 뽐내..오컬트 판타지 액션 영화 ‘사자’
‘남성 3050’ 인기 조정석, 능청스런 생활연기 웃음 장착..색다른 재난탈출 영화 ‘엑시트’
"히어로냐 코믹이냐" 여름 성수기 겨냥..31일 동시 개봉 앞두고 예매경쟁 후끈
조정석
조정석
박서준
박서준
영화 '엑시트'
영화 '엑시트'
영화 '사자'
영화 '사자'
충무로 캐스팅 보드에 뉴페이스가 떴다.

2017년 여름 극장가를 휩쓴 '청년경찰'의 박서준(29). 당시만 해도 티켓 파워가 검증되지 않은 신인이었지만 또래 배우 강하늘과 함께 565만 관객을 모으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예능 '윤식당2' 그리고 특별출연작 '기생충'까지 승승장구한 그가 이번에는 100억원대 영화로 돌아왔다. 박서준은 오컬트 판타지 액션 영화 '사자'에서 다크 히어로로 변신한다.

조정석(39)은 2014년 '건축학개론'(400만) 이후 TV와 영화, 공연계를 오가며 팬덤을 쌓았다. '관상'(900만), '형'(203만) 등에서 조연과 주연을 맡으며 차곡차곡 티켓 파워를 증명한 그는 올해 처음으로 여름 성수기 시즌에 등판했다.
100억원대 '엑시트'는 능청스런 생활 연기가 장기인 조정석 덕분에 웃음을 장착한 색다른 재난 탈출 액션영화로 완성됐다.

김형호 영화분석가는 "조정석과 박서준의 그간 주연작(KOBIS등록 주연작의 예스24 예매비율)을 비교해보면 조정석은 남성과 3050대, 박서준은 여성과 1020대에서 강세를 보였다"고 비교했다. 두 영화 모두 31일 개봉한다.

■박서준, 외로운 '다크 히어로'로 변신

"기다리던 역할이었죠. 강인하고 거칠고, 분위기 있는 역할. 장르영화에서 제가 어떻게 보일지도 궁금했습니다." '사자'에서 무패의 격투기 선수 '용후'를 연기한 박서준은 첫 등장부터 남성미를 뽐낸다. "준비 시간이 부족해 욕심만큼 몸을 만들지 못해 아쉽다"고 했지만, 미국까지 날아가 찍은 UFC 경기장면에서 이미지 변신을 예고한다. 구마사제 '안신부'(안성기)를 위협하는 악령을 가볍게 던져 제압하고, 검은 주교 지신(우도환)과 결전을 벌일 때는 화염에 싸인 '불주먹'(LED조명과 컴퓨터그래픽의 합작품)을 날린다. 특유의 '츤데레' 매력도 발산한다. 그 대상이 무려 38살 위인 대선배 안성기라는 점이 흥미롭다. 영화 '사자'는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의 신작으로, 시리즈를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 "저 역시 마블과 DC시리즈를 보면서 자란 세대죠. '울버린' 로건의 쓸쓸한 표정을 좋아해요.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겠지만 시리즈물의 히어로가 된다면 의미가 남다르겠죠."

'기생충' 최우식과 '절친'인 그는 유심히 지켜보는 또래 배우로 최우식을 호명했다. 둘은 2012년 시트콤 '패밀리'에서 처음 만났다. "시트콤에서 만난 그 순간부터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같은 텍스트를 보더라도 제가 못 본 걸 보고 저와 다르게 표현했죠." 그렇다면 또래 배우와 비교해 자신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생각할까? "제 장점은 순발력 같아요. 몸도 뻣뻣하지 않아 액션도 가능하고요. 전 제 얼굴이 촌스러운 것 같아요. 덕분에 여러 가지를 다 담을 수 있는 게 아닌가."

봉준호 감독은 박서준에 대해 "엄청나게 매력적인 청년"이라며 "딸이 있으면 소개해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자연스런 행동과 말투가 매력인 박서준은 "실제로는 딸이 없어서 그런 말씀을 한 게 아닐까요?"라며 웃었다.

■생활 연기의 정석, 조정석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암벽등반 대학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기지를 발휘해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하는 영화다. 조정석은 이번 작품에서 고강도 액션 연기와 코믹한 생활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그는 호연의 비결로 "대학시절 등록금부터 생활비까지 직접 해결하느라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삼수까지 한 경험도 있어 용남을 이해하기가 쉬웠다"며 "클라이밍은 꾸준히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지만, 짠내 나는 캐릭터는 오히려 연기하기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엑시트'는 27일 오전, 역대 한국 재난영화 최고 흥행작인 '부산행'의 사전 예매량(7만장)을 뛰어넘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조정석의 표정도 덩달아 밝았다. 그는 "영화 '건축학개론' 시사회 반응이 뜨거웠는데, '엑시트' 시사회 때 그때가 생각났다"며 "성수기 시즌에 개봉하는 첫 영화라 더 부담되고 긴장됐는데,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게 사실"이라고 웃었다.

시나리오를 드라마 '질투의 화산' 이후 시력교정수술을 받고 쉬고 있을 때 받았는데, 당시 이 영화의 제작자인 류승완 감독과 통화한 비화가 유쾌했다.
"감독님께 눈 수술해서 지금 책읽기 어렵다고 했더니 오히려 '지금 보기 딱 좋은 시나리오'라는 거예요. 그 말이 재미있어서 제가 '실눈을 뜨고 보겠다'고 했는데, 진짜 재밌더라고요." 조정석은 이어 "뭐가 재미있었는지 묻는다면"이라고 자문자답했다. "도입부의 어머니 칠순잔치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재난 발생 이후 소품을 이용해 탈출하는 과정도 흥미로웠죠.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가 일사천리로 전개되다 쿨하게 끝맺는 것도 좋았어요. 재난 소재가 가스 유출이라는 점도 신선했고요." 특유의 낙천적 성격 때문에 힘든 상황도 어렵지 않게 넘겨왔다는 그는 마흔이 된 올해 "더 여유로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코미디를 해도 어떤 코미디를 선보일지 궁금증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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