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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면죄부에 도발 지속하는 北..정부 대응 빨라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31 16:23

수정 2019.07.31 16:23

北 미사일로 군사적·정치적 목적 실현했다는 평가
트럼프, 北에 면죄부 줘.."이제는 비판하기 힘들어"
그동안 '미온적' 文 정부 신속한 대응에 나서 주목
정경두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하면 북한도 敵"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6일 보도한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사진=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26일 보도한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 장면. (출처=노동신문) /사진=뉴시스
북한이 31일 오전 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이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개의치 않겠다"면서 사실상 '면죄부'를 준만큼 북한은 군사적·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미사일 도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이전과는 달리 대응의 강도를 높였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우리를 위협하면 북한도 적"이라며 못박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즉각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트럼프 '모르쇠'에 北 미사일 도발 이어간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두 발은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파악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면죄부와는 별개로 북한은 명백하게 결의를 위반한 것이다.

지난 25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이상적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단거리 미사일은 다른 나라들도 보유하고 실험 발사도 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북한이 제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 할 길을 열어준 셈이다.

다만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나흘 만에 북한의 핵·미사일 등을 담당하는 군수공업성 소속 인물 김수일을 대북제재 명단에 올리는 다소 소극적인 방식으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줬지만 북한을 막지 못했다. 앞으로도 추가적 미사일 도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국의 첨단무기 도입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핑계로 미국을 압박, 비핵화 국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의도는 지난번 도발과 다르지 않다"면서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다음 주까지 한 두 차례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이렇게 빠르게 추가 도발을 한 것은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실무협상 재개에 그만큼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면죄부를 준만큼 추가 도발은 언제든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北에 미온적이던 정부, 이번엔 적극적 대응 나서나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정부는 이번에는 발사체의 성질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신속하게 규정하고 비판을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11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외교·안보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 NSC 상임위가 열렸음을 알리며 미사일 문제와 안보상황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새벽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우리를 위협하고 도발한다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당연히 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북미대화가 재개되는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고, 중단돼야 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드러내며 이날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향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