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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전명준 남이섬 대표 "15년 전 남이섬 매력에 푹… 평생직업 삼겠다 다짐했죠"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31 18:49

수정 2019.08.01 15:51

이슬람 관광객에 할랄음식 제공
일본 수출규제로 관광업 타격
"역경 속에서도 초심 잃지 않을것"
[fn이사람]전명준 남이섬 대표 "15년 전 남이섬 매력에 푹… 평생직업 삼겠다 다짐했죠"
"관광객들은 특급호텔과 같은 대규모 시설을 이용할 때는 권리를 주장하지만, 작은 모닥불 피워준 진심 어린 배려에는 마음을 열고 결국 다시 찾아온다."

배우 배용준과 최지우가 출연한 드라마 겨울연가의 배경으로 유명해진 남이섬.

지금은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아름다운 세계적 명소가 됐지만 오늘의 남이섬이 있기까지 이를 운영하며 가꿔온 이들의 숨은 손길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7월 31일에 만난 남이섬 전명준 대표(사진)는 관광지로서 남이섬을 운영하는 데 가장 중요시하는 철칙으로 찾아오는 이들에 대한 '작지만 커다란 배려'의 마음을 우선 꼽았다.

전 대표는 "이슬람 사람들이 남이섬에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하던 7년 전 기도실을 만들었더니 그들이 남이섬에 가면 기도할 수 있고, 할랄 음식도 먹을 수 있다는 배려에 다시 이곳을 찾더라"라고 전했다.

올해로 전 대표가 남이섬을 운영하는 대표직을 맡은 지는 4년째지만 남이섬과의 인연은 15년 전부터 시작됐다.

전 대표는 "고약한 손님에게 멱살 잡혀 쌍욕을 듣기도 했다"며 "하지만 고되다는 생각도 잠시, 섬에 몸담은 순간부터 신기하게도 회색빛 도심이 너무 낮설게 느껴졌고, 그때부터 이 길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고했다.


다른 관광지와 남이섬의 또 다른 차별점은 '문화독립'을 선언한 점이다.

남이섬은 2006년 3월 국가 형태를 표방하는 관광지로 가꾸자며 '나미나라공화국'으로 문화독립을 선언했다.

전 대표는 "이 같은 선언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독자적인 문화외교활동과 관광 방향, 세계적 규모의 국제행사를 치르며 문화와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관광휴양지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이섬은 독립선언 4년 후인 2010년 12월 세계에서는 14번째로,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유니세프 어린이친화공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의 남이섬이 있기까지 역경도 많았다.
전 대표는 "한때 넘치는 쓰레기 때문에 '쓰레기섬'으로 불린 적도 있었지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재활용 문화를 통해 쓰레기를 관광상품화하며 차별화했더니 국내외 단체나 기업, 기관으로부터 경영혁신 사례로 주목받기도 한다"며 "일례로 남이섬 메타세쿼이아길 입구에 있던 낡은 원숭이축사 자리에 버려진 샤워꼭지와 3000개의 유리병으로 분수와 조명을 비추는 재활용 이슬정원을 만들었더니 수많은 관광객이 기념사진을 찍는 명소가 되었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크고 작은 일들로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지만 전 대표는 기본 철칙을 가슴에 품고 있다면 이 역시 극복 가능하리라 믿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 대표는 "몇 해 전 사드 이슈로 중국 관광제한에 이어 최근에는 일본 수출규제가 관광업에 타격을 주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예비타당성 면제를 추진하는 제2 경춘국도 건설을 두고 남이섬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며 "하지만 관광업계는 늘 국내외 주요 이슈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는 곳이기에 역경 속에서도 '오늘이 좋고 내일은 또 새롭다'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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