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이사람]

"3기 신도시 성공하려면 택지개발·건축계획 함께 해야"

‘도시건축 통합계획’ 강조한 김영욱 국가건축정책위원
1·2기 신도시 반면교사 삼아 개발부터 마스터플랜 만들고 건물배치·길 연결성 고민을

"인구감소로 사실상 마지막 신도시가 될 3기 신도시가 1, 2기 신도시처럼 되지 않으려면 택지 개발과 건축을 처음부터 같이 고민하는 '도시건축 통합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영욱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사진)은 1, 2기 신도시를 반면교사 삼아 3기 신도시 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등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1, 2기 신도시 개발은 값싸고 빠르게 아파트(주택)를 공급한다는 목표 때문에 도시 안에 사는 사람과 삶, 문화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대통령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민간위원 19인 중 1명이다. 민간위원은 교수와 건축업계 현업 관계자 등으로 구성됐다. 2주에 한번 민간위원과 11개 정부기관의 실무자가 모여 회의를 하고 국가 정책에 반영한다.

김 위원은 현재 세종대 건축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과거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사업 총괄계획가(MP)를 지냈다.

김 위원은 1, 2기 신도시를 비롯해 행정수도 세종 역시 비슷한 부작용 3가지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족기능 부재로 인한 베드타운화 △공동체의식 저하로 인한 각종 사회적 문제 야기 △아파트 중심 주거형태로 인해 걸으면서 이웃 간 대면하는 기회의 부재 등이다.

김 위원은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원인을 신도시 기획 및 개발 단계에서 싼 비용에 빠르게 아파트를 짓기 위해 공공이 택지를 민간 건설사에 떠넘기고 수익을 추구하는 데 급급해 도시에 대한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도시를 만들 때 LH가 대규모로 택지를 (강제)수용한다. 택지를 개발하고 큰 덩어리를 민간 건설사에 판다. 대형 건설사는 각 블록에 아파트를 짓는다. 이 과정에서 래미안 게이티드, 푸르지오 게이티드 등 단절된 '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위원은 택지개발 단계에서부터 건축을 같이 고려하는 '도시건축통합 계획'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부터 유럽, 미국, 일본 등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이 신도시를 개발할 때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건물배치, 길의 연결성 등을 결정해왔다. 도시건축통합 계획은 국토교통부, LH 등 공적 영역의 의지만 있으면 실행 가능하다.


김 위원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 '도시건축통합 계획'의 필요성을 제안했지만 LH는 일부 지역에서 시범실시해 보고 도입하자고 한다"며 "하지만 인구감소로 3기 신도시가 마지막 신도시가 될 터인데 시범실시부터 해보자는 것은 사실상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신도시 개발의 시간과 비용이 늘어나 외부의 저항이 클 수 있지만 각종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면 장기적으로 훨씬 더 나은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공공에서 지구단위 계획을 짤 때 과거처럼 토목 엔지니어가 주도해 효율성만 생각하면 안된다"며 "토목 엔진니어, 도시설계 전문가, 건축 전문가 등이 함께 참여해 도시건축 통합계획을 짜고 공공에서 민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