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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 울린 '환율 전쟁'..글로벌경제 시계제로[G2 환율전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6 17:48

수정 2019.08.06 17:48

美, 위안화 '포치'에 맞불 '중국, 환율조작국'지정… 세계 증시 출렁
【 서울·베이징=송경재 기자 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관세전쟁에서 환율전쟁으로 확전됐다.

미국이 5일(이하 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 중국 당국의 환율조작을 의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조치로 환율조작국 카드를 꺼냈다. 이로써 지난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맺은 양국 정상 간 휴전은 한달여 만에 폐기됐다. 세계 1·2위 경제대국 간 환율전쟁으로 글로벌 경제 전반에 '패닉'이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5일 성명을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가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불공정한 경쟁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위안화 가치 하락을 허용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중국의 불공정한 경쟁을 제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 정부의 직접적 경제제재를 받게 된다. 환율조작국에 투자한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제한할 뿐 아니라 환율조작국 기업의 미국 내 조달시장 진입 또한 금지한다.

위안화 가치절하는 전날에 이어 5일에도 이어졌다. 시장정보 제공업체인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위안화는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최대 1.9% 하락한 달러당 7.1087위안까지 떨어졌다. 중국이 갑자기 위안화 평가절하를 용인해 세계 금융시장을 쑥밭으로 만들었던 2015년 8월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 규모다. 중국 외환시장에서도 위안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

양국 간 환율전쟁 소식에 시장 반응은 거칠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장중 900포인트 넘는 폭락세를 기록한 끝에 지난 주말보다 2.9% 하락 마감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 나스닥 지수는 3.5% 폭락했다. 뉴욕증시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40%로 치솟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국채로 돈이 몰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약 3년 만에 최저 수준인 1.75%로 떨어졌고, 3개월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과 격차는 -0.32%포인트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기존 관세전쟁에서 환율전쟁으로 양국 갈등이 확대 심화될 전망이다.


중국 역시 위안이 지나치게 하락할 경우 자본이탈, 달러표시 채무 상환부담 가중 등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에 환율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미·중 간 갈등 고조로 무역협상이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져 중국도 관세인상에 대비한 환율 카드를 구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당분간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대 이상으로 유지되거나 더 높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dympna@fnnews.com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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