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중 정면충돌, 美 환율조작국 지정에 中 ‘포치’로 맞불

뉴스1

입력 2019.08.08 13:44

수정 2019.08.08 18:36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음에도 중국이 오히려 위안 약세를 용인하고 있어 미중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했다. 재무부는 중국이 수출에 유리하도록 위안 약세를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 인민은행 '포치' 용인 : 그런데 중국은 위안 약세를 용인하고 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일 11년 만에 위안화 기준 환율을 7위안 이상으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일의 6.9996위안보다 0.06% 상승(환율 상승은 가치 하락)한 것이다.

위안화 고시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다.

앞서 위안화 시장 환율은 이미 달러 당 7위안을 돌파했었다. 위안화 역내환율과 역외환율 모두 지난 5일부터 나흘 연속 달러당 7위안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날 고시환율마저 7위안 이상으로 고시한 것은 인민은행이 이른바 ‘포치’(破七,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는 현상)를 용인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부과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위안화 약세는 수출가격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수출에 유리하다.

◇ 포치 용인, 미국에 정면으로 맞서는 조치 : 이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정면으로 비웃는 조치다.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시장에 위안화 추가 약세 신호를 보냄으로써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미국과 환율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포치’ 용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3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 부과 예고와 환율 조작국 지정에 맞대응하기 위한 ‘선전포고’라는 시각도 있다.

◇ 인민은행 시장상황 반영했을 뿐 : 그러나 인민은행이 포치를 공식화한 것은 최근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것을 후행적으로 반영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역내외 환율 모두 지난 5일부터 나흘 연속 달러당 7위안 이상을 나타냈다.

오히려 중국 당국도 급격한 위안 약세를 바라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위안 약세는 중국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이탈을 불러와 증시 폭락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이 포치를 용인한 것은 현 시장의 상황을 반영한 것일 뿐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시장은 인민은행이 이날 기준환율을 7.0156으로 고시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이 21개 외환딜러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전망됐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이보다 낮은 7.0039위안(환율 하락은 가치 상승)으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위안화를 고평가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날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상승하고 있으며, 미국 증시의 지수선물도 일제히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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