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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치=원화약세?'…전문가들 “강세요인도 있어 불확실성 커”

뉴스1

입력 2019.08.11 06:10

수정 2019.08.11 06:10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한 8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위안 환율이 7.0444를 나타내고 있다. 위안화 고시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다. 2019.8.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한 8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달러/위안 환율이 7.0444를 나타내고 있다. 위안화 고시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 이후 11년만이다. 2019.8.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이 환율전쟁을 벌이며 무역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미국 달러와 중국 위안화 지폐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중국 환율 조작국 지정은 1994년 이후 처음으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미중이 환율전쟁을 벌이며 무역분쟁이 더 격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19.8.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전문가들은 중국이 '포치(破七, 7위안선이 깨졌다는 의미) 시대'를 열었지만 포치가 곧바로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위안화의 포치는 원화 약세 요인이 맞지만 미중 무역분쟁 전개 속 포치의 영향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며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역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환율을 이틀 연속 7위안으로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8일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에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7위안으로 고시해 '포치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음에도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며 미중이 정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포치, 미중 무역분쟁 속 원화 가치 상방 요인이기도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돼 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위안화와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중국인 만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러한 탓에 위안화 약세는 원론적으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린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와 원화는 연관이 높고 외국인 입장에서 위안화 매도가 어려울 때 대용 자산으로 원화를 매도하기 때문에 포치가 원화 약세 압력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포치로 상징되는 위안화 약세가 미중 무역분쟁, 또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원화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원화 강세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탓에 원화 가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Δ중국의 수출 경기 Δ한국의 대(對) 중국 수출 Δ한국의 대(對) 미국 수출 측면에서 포치와 원화 약세의 영향을 분석했다.

양 교수는 "중국이 포치로 미국이 부과한 고율의 관세를 희석하는 효과를 누린다면 중국에 중간재와 완성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위안화 포치가 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양 교수는 위안화의 평가절하와 다른 요인이 겹쳐져 원화 가치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 중국이 우리나라 제품을 수입할 때 부담을 느끼지 않아 우리나라 수출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것 역시 장기적으로 원화 가치 상승 요인이다.

양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위안화가 절하되면 수입 때 부담을 느끼는데, 우리나라는 중국에 수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의 영향이 더해지며 원화가 위안화보다 더 크게 약세를 보이면 수출이 원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 교수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인 달러와 엔화가 강세인데, 이는 우리나라가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할 때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장기적인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문제는 이 같은 지점이 우리나라 전체 경제와 어떻게 연결되느냐"라며 "원화 약세로 수출이 잘 되면 수입에 부담을 줘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불확실성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환율, 미중 무역분쟁·일 수출 규제 전개 따라"

중국의 포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기조를 더욱 자극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원화 가치에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강승원 연구원은 "중국의 포치에 대응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진 카드는 연준"이라며 "미중 환율전쟁을 연준 금리인하 자극 재료로 보면 달러가 약세로 돌아설 수 있고 이는 원화 가치 상방 요인"이라고 짚었다.

포치 시대가 열린 직후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며 원화 강세 요인이 제공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은 관찰대상국에도 압력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실제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원화 절하가 부담스러워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원화 가치는 포치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격화된 미중 무역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 달러가 강세를 보이니 비교적 다른 통화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고, 한국은 일본과의 갈등으로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통 때면 위안화와 동조화되는데, 지금은 위안화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이 맞물리며 원화 가치가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환율 역시 이 두 요인의 전개 양상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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