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신남방 시장 진출, 지재권 확보로부터

원나라 황제인 칭기즈칸은 '화살 하나는 쉽게 부러져도 화살 한묶음은 절대 부러지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는 아시아와 유럽에 걸쳐 광활하게 형성된 국가의 힘을 하나로 결집시키고자 한 것이다.

신남방 결집의 대표 사례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은 개별국으로는 큰 힘을 발휘하기 쉽지 않지만 동남아 10개국이 결성해 국제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아세안은 세계 4대 시장에 해당하고, 최근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6% 안팎으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또한 인구가 약 6억5000만명이고, 평균연령이 30세라는 점에서 성장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에는 경제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아세안 특허협력체를 구성하는 등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에 눈을 떠가고 있다.

특허청은 지난달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해외 시장에서 우리 지식재산의 확산·보호 로드맵'이라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 안에는 우리 기업이 해외 특허출원을 아세안을 포함한 신흥시장으로 다변화해 나가고, 해외에서 확보된 특허가 제대로 보호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2030년까지 해외 특허출원을 현재의 3배인 20만건으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특허 비중을 현재의 2배인 30%로 늘리는 '해외특허 2030'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한 IP-데스크(DESK)를 확대해 해외특허 분쟁에 대응하고, 신흥국에서 지재권 보호를 강화할 국가 간 'IP 보호협의체'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국가 간에 우리나라의 특허심사 결과를 참고해 다른 나라에서 빨리 심사해주는 '특허심사 하이웨이'라는 프로그램이 주로 이용돼 왔다. 이제 한발짝 더 나아가 새로운 특허심사 협력프로그램인 등록특허 인정제도를 시도하려고 한다. 이는 한국에서 등록된 특허를 다른 나라에서 유효한 특허로 그대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특허청은 아세안 국가 중 하나인 캄보디아와 이 새로운 협력프로그램 시행을 논의하고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우리 기업은 한국특허를 기반으로 캄보디아에 출원만 하면 3개월 이내에 빠르게 특허를 획득할 수 있다. 캄보디아 정부로서도 우리 기업의 투자유치를 활성화해 지속적 경제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캄보디아에서 받은 특허가 실질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캄보디아와 업무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캄보디아와 수행하고 있는 지재권 협력프로그램을 경험 삼아 다른 아세안 국가와도 유사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이런 협력이 신흥국에서 우리 기업의 지식재산을 확산하고 제대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시발점인 셈이다. 더욱이 오는 11월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 특허청은 이에 발맞춰 11월에 '아세안+1'이라는 특허청 협력체를 통해 아세안 국가와 지재권 협력을 정착시켜 나가고자 한다.


캄보디아의 최전성기였던 크메르제국은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인도차이나 반도를 다스렸다. 캄보디아 국민들은 이 시기에 건설된 힌두교 사원인 앙코르와트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와 캄보디아의 지재권 협력이 우리 기업의 캄보디아 진출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지속 성장을 통해 옛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캄보디아의 노력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박원주 특허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