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역대 최저금리 1.25%보다 더 내릴까… 한은의 새로운 고민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1 17:53

수정 2019.08.11 17:53

미·중 무역분쟁 갈수록 확전..한·일 경제전쟁도 안갯속
대외 불확실성, 금리인하 압박
시장, 1.25%로 회귀 기정사실화..1.00%까지 낮출 가능성도
역대 최저금리 1.25%보다 더 내릴까… 한은의 새로운 고민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금리에 하방압력으로 작용되는 요인들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달 다시 한번 선제적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해야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이 한 차례 더 인하할 경우 역대 최저금리인 1.25%에 도달한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의 실효 하한에 집중되고 있다. 실효 하한은 1.00% 수준으로 본다면 내년 한 차례 더 인하가 가능하겠지만 여전히 1.25%로 본다면 올 하반기 중 추가 인하가 마지막 금리인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고 금리가 결정된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1.50%다.

지난달 깜짝 인하 이후 시장의 분위기는 올 4·4분기 중 인하가 유력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한·일 간의 무역갈등이 지속되고 미·중 간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분위기는 전환됐다. 주류 의견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8월에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 불안 정도에 따라서 8월 말 금통위에서 두 번째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보이지만 원화약세 가속화 우려를 감안하면 10월 인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사실상 한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인 1.25%로 회귀하는 것은 기정사실화됐다. 오히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느냐를 보여주는 실효 하한에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실효 하한을 1.00%로 보고 있다. 바꿔 말하면 한은이 올 하반기 추가 인하 이후 한 차례 정도 더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지난 7월 인하 이후 금융안정보다는 거시경제 차원의 경기 대응이 우선시될 것임을 분명히 한 점으로 판단된다"며 "실효 기준금리 하한 또한 낮아진 잠재성장률(2.5~2.6%)을 감안하면 역대 최저치(2016년 1.25%)보다 낮은 수준 1.00%까지 각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실효 하한은 지난 2016년 1.25%에서 논란이 됐고 1.00%로 가는 과정에서도 논란이 상당할 것"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중앙은행(BOJ) 정도를 제외하면 호주 연방준비은행(RBA)이 1.00%로 내렸다는 점에서 RBA의 통화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은이 내년 상반기 중 실효 하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릴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 경기 흐름을 전망하기 어려워서다. 통화정책의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 실효 하한으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경기침체 장기화와 추가 경기부진 상황에 한은이 쓸 카드가 없어진다.


결국 통화정책의 방향은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무역갈등 등 대외여건에 따른 국내 경기상황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실효 하한 수준을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1.00% 밑으로 내려가기는 녹록지 않아 보인다"며 "한은이 전망한 2.2%의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실효 하한에 근접하는) 내년 상반기 인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