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반도체 소재 탈일본 추진 '가속'…"日 신뢰 무너졌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경제정책 간담회'를 열었다. 2019.8.1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자유한국당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경제·안보 정책에 대해 규탄했다. 2019.8.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룸에 전시된 반도체 웨이퍼. 2019.8.7/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탈일본화 정책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관련 품목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해 업계 신뢰가 무너졌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외 반도체 업계 역시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의 반도체 업체를 향해 더욱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내에선 우리나라가 일본 수출규제에 해당된 품목에 대해 이르면 2개월 내에 대체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日 수출규제에 강경 맞대응…"예산·세제·금융제도 총동원"

13일 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국회에서 '일본수출규제 대응 당정청 상황점검 및 대책위원회 1차회의'를 열고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놨다. 관련 사업에 대해 이달 중 1조6578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해외 M&A(인수합병) 법인세액 공제, 해외 전문인력 소득세액 감면 등 세제지원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소재부품특별법 전면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앞으로도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은 일본의 향후 조치를 예의주시하며 예산, 세제, 금융제도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산업피해 최소화와 기술독립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1일 한국에 대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핵심소재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며 혼란에 휩싸였던 정치권은 냉정함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야권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본에 '저자세 외교'를 해서라도 우리나라 업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15일 일본의 무역보복과 관련해 "이 문제는 결국 외교적으로 풀 수밖에 없고,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서둘러 대일특사를 파견할 것을 대통령께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도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일본의 경제보복을 외교로 해결하기 위해 김정은에게 보여준 저자세의 절반이라도 보여줄 수는 없는가"라며 "오래 끌수록 우리 경제가 치명상을 입게 되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만나 외교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韓, 반도체업체 '실적' 부정적"…"日, 5년 뒤 반도체 '산업' 사라져"

물론 업계에선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9일 보고서에서 "일본 수출규제가 실질적인 형태로 장기간 이루어질 경우 핵심소재 및 장비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업체의 영업 및 재무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대체조달에 따른 직접비용 상승, 수율 하락 등에 의한 고정비 부담 확대 등 수익성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국내외 업계는 우리나라 업체들에 미치는 일본 규제의 영향이 치명적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체들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품목인 Δ포토레지스트(감광액) Δ애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Δ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에 대해 속속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보고서에서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대응 상황을 점검해본 결과 나름대로 대응 방안이 수립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불산은 국산화로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고, 일본에 100% 의존했던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미국 업체 두 곳과 유럽 생산 시설을 통해 점진적으로 일본 의존도를 낮춰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어차피 내년 이후로는 국내 및 독일 업체를 통해 소재를 바꿔나갈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일본 반도체 분야 전문가 유노가미 다카시(湯之上隆) 미세가공연구소 소장도 지난 1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런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면 향후 5년 뒤에는 일본 반도체 산업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한국 반도체 업체들이 대체품을 찾는데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무너진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무하다. 유일한 해결책이 있다면 아베 총리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한국 정부에 직접 방문해 일본에서 '도게자'라고 부르는,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큰 사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日과 신뢰 깨져…부품 대체 2~6개월 내 가능"

민주당은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 이외 대체선을 찾는 기간이 이보다도 단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소재·부품 대체 기간이 짧게는 2~3개월에서 6개월 내에 가능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일본의 한 불화수소 생산업체가 우회 공급망을 통해 한국에 고순도 불화수소를 공급하겠다고 알려진 것과 관련해서도 "신뢰가 이미 깨진 상황에서 일본 제품을 공급 받아서 뭐하겠나. 우리나라 업체로 대체 가능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