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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이달에만 7% 폭락..43兆 ELS 투자자는 좌불안석 [혼돈의 홍콩]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8 17:46

수정 2019.08.18 17:46

원금손실 구간 진입 안했지만 이대로면 조기상환 어려울 듯
최근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컸던 한국과 홍콩 증시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원금손실 구간까지는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면서도 조기상환은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한편으로는 주가가 많이 빠진 지금이 ELS에 투자할 기회라고 조언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200 지수는 4.7%,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는 6.7% 각각 떨어졌다.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된 충격이 컸고, 홍콩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지면서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이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할 경우 홍콩증시의 폭락도 점쳐지고 있다.

ELS는 일반적으로 기초로 삼은 지수가 원금이 손실되는 녹인(Knock-In) 구간까지 한번도 떨어지지 않으면 3년 만기 후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만기상환보다는 조기상환 비율이 더 높다. 보통 6개월마다 돌아오는 조기상환 주기에 기준을 웃돌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ELS 발행시점보다 40~50% 하락하면 녹인이 발생하고, 이 경우 만기까지 발행 당시 지수의 80%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조기상환 조건은 대부분 6개월 이후 주가가 최초 기준가격의 90~95% 이상이 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나 H지수를 기초로 한 ELS 역시 최근 하락으로 인해 녹인구간까지는 도달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우에 따라 조기상환이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16일까지 원화 및 외화로 발행된 ELS 규모는 52조1727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12조8330억원(24%),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39조9883억원(77%)에 달한다. 또 지난달 말 기준으로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미상환 잔액은 42조5999억원에 이른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홍콩 항셍지수에 대해 "해당 기초자산의 ELS가 손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현재보다 훨씬 낮은 H지수가 나타나야 한다"며 "대략적으로도 7500 이하로 하락해야 손실구간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최근의 H지수 하락이 ELS의 손실로 나타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지수 하락 직전의 '지수 급등'을 포함하고 있어야 하고, 또 그 과정에서의 대규모 ELS 발행이 존재해야 하지만 올 상반기 항셍지수의 평균 밴드는 1만1200~1만1750이었고, 해당 지수 레벨은 지수 급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지수가 바닥을 친 현재 ELS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조기상환이 어려워질 뿐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도리어 증시가 바닥일 때 ELS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추천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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