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fn스트리트

[fn스트리트] 치맥페스티벌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9 17:20

수정 2019.08.19 17:59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이면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치맥(치킨+맥주) 관련 축제는 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7~8월에 집중돼 있다. 지난 주말에도 크고 작은 치맥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인천에서 열린 월미도치맥페스티벌을 비롯해 강원 원주치맥축제, 광주 비어페스티벌, 전주 치맥가맥페스티벌 등이다.

사실 치맥페스티벌의 원조는 대구다. '폭염의 도시' 대구에서 치맥 축제가 처음 열린 것은 지난 2013년 7월이다.
첫 행사에 27만여명이 몰리며 '대박' 조짐을 보인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지난해 115만명 넘는 사람을 끌어모으며 대구를 대표하는 여름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대구치맥페스티벌 측이 밝힌 생산유발 효과만도 무려 245억원에 이른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치맥축제는 대구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보면 틀리지 않다.

대구에서 치맥페스티벌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필연에 가깝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대구는 치킨산업의 중심지다. 대구는 1950~70년대 양계산업의 중심지였고, 1980년대부터 다양한 형태의 치킨 브랜드가 탄생했다. 국내 최초의 치킨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는 멕시칸치킨의 시작은 1978년 대구 효목동에 문을 연 계성통닭이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교촌치킨을 비롯해 처갓집양념통닭, 호식이두마리치킨, 땅땅치킨 같은 브랜드들도 모두 '치맥의 성지' 대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대부분의 성공한 축제는 시장으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하게 마련이다.
프랑스 칸영화제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도 화려한 축제와 함께 열리는 칸필름마켓 때문이다. 산업을 쥐락펴락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영화축제로서 칸영화제도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대구치맥페스티벌은 지난 7년간의 축제를 통해 김스타치킨, 이춘봉인생치킨 같은 신흥 브랜드의 성공을 일궈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