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고통 느끼는 전자 피부기술 개발… 의수 착용환자에 적용 가능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15:16

수정 2019.08.21 15:16

촉각의 고통신호 생성을 모방한 인공센서 및 신호처리 기반 인공 고통 신호 생성 그림. DGIST 제공
촉각의 고통신호 생성을 모방한 인공센서 및 신호처리 기반 인공 고통 신호 생성 그림. DG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로봇이나 전자기기가 촉각으로 고통을 느끼는 전자피부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향후 인간의 오감을 필요로 하는 휴머노이드 분야 및 의수학용환자에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DGIST 정보통신융합전공 장재은 교수팀이 사람처럼 바늘에 찔리거나, 뜨거운 물체로부터 고통을 느끼는 전자피부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고통뿐만 아니라 거칠기, 부드럽기와 같은 촉각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각을 감지하기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머신러닝 기술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사람처럼 느끼는 촉각 아바타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제작된 인공 손가락에 센서를 장착, 측정을 진행 중이다. 장재은 교수는 "상용화를 위한 센서 개발을 위해 민감도와 같은 센서 자체의 성능을 극대화하고 시스템을 경량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촉각 센서 연구는 로봇이 물체를 잡는데 사용되는 압력을 측정하는 물리적 모방기술에 집중, 사람이 촉각으로부터 느끼는 부드러움 또는 거칠기 같은 정신감각적인 촉각 연구는 아직 미진하다.

이에 장 교수팀은 DGIST 뇌·인지과학전공 문제일 교수팀, 정보통신융합전공 최지웅 교수팀,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처럼 고통과 온도를 느낄 수 있는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 주요 장점은 센서의 구조를 단순화해 압력과 온도를 동시에 측정, 센서의 측정 원리와 상관없이 다양한 촉각 시스템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산화아연 나노와이어(ZnO Nanowire)기술에 집중했다. 산화아연 나노와이어는 압력을 감지해 전기신호를 발생시키는 압전 효과 덕분에 배터리가 필요 없는 자가 발전형 촉각 센서로 적용됐다. 또한 제벡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한 온도 센서가 동시에 적용돼, 하나의 센서로 두 가지 일을 하는 구조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폴리이미드 유연 기판에 전극을 배열한 후 산화아연 나노와이어를 접목시켰고, 압전 신호 및 온도에 의한 제벡 효과를 동시에 측정이 가능했다. 이와함께 압력의 크기와 온도를 고려한 고통 신호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신호처리 기법 개발도 성공했다.

장재은 교수는 "이 기술은 나노공학, 전자공학, 로봇공학, 뇌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융합 연구 결과로 다양한 감각을 느끼는 전자 피부 및 새로운 인간-기계 상호작용 연구에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 장 교수는 "AI분야가 발전할수록 위험 요소 중 하나는 로봇의 공격적 성향 제어 여부인데, 로봇도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공격성향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정보통신융합전공 심민경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소프트로보틱스(Soft Robotics)의 7월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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