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한국판 넷플릭스 나오려면 역차별 없애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16:39

수정 2019.08.21 16:39

공정위, 옥수수·푹 결합승인
평평한 운동장서 뛰게 해야
SK텔레콤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 3사의 '푹'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가 내달 모습을 드러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이 기업 결합을 통해 새롭게 탄생시킨 토종 OTT '웨이브' 출범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푹이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하고, 나머지 지분은 지상파 3사가 똑같은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업계는 이들이 국내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글로벌 1위 업체 넷플릭스의 대항마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금 글로벌 OTT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뜨겁다. 지난 2012년 63억달러(7조6000억원) 수준이었던 OTT시장은 지난해 300억달러(36조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넷플릭스다. 글로벌 가입자 1억580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국내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며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인 디즈니와 애플도 연내 이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을 밝혀 경쟁은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 기업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대로 가면 국내 OTT시장은 해외 거대기업의 놀이터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장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공룡들과 맞대결을 펼치기 위해선 새로 출범하는 웨이브 외에도 더 많은 토종 기업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유튜브에 장악된 국내 동영상 시장 사례에서 보듯이 각종 규제와 역차별이 국내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어 안타깝다.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여건만 마련해줘도 국내 기업으로선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해외 거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선 기업 인수합병(M&A)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확 푸는 게 맞다고 본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은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새 흐름에 따라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에선 상상할 수도 없는 블록버스터급 합종연횡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SK텔레콤 외에 KT, LG유플러스, CJENM 같은 시장 선도자들이 더 강력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런 판국에 정치권이 지난해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다시 꺼내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한류 세계화와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도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대형 플랫폼은 필요하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