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또 다시 입장차만 확인한 한일..악수도 없이 헤어져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16:53

수정 2019.08.21 17:16

한일 외교수장이 20일만에 다시 만났지만 또 다시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화의 메시지를 던졌지만 우리 정부가 기대했던 일본의 태도변화는 없었다.

일본이 기존 입장을 고수함에 한미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파기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베이징 고북수진 내 호텔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2시부터 35분간 열린 회담에서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강제징용 문제, 한반도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강 장관은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결정을 강행한 데 대해 재차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상황의 엄중함을 지적하는 한편 지금이라도 해당 조치를 철회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하지만 고노 외무상은 기존 일본의 입장을 반복해 서로간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한일 외교수장은 반일, 혐한 분위기 확산속에 서로간에 자국민의 안전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회담 직후 굳은 표정으로 나온 강 장관은 지소미아는 연장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짧게 말한 뒤 회담장을 떠났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회담후 악수도 없이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체적으로 엄중한 분위기 속에 회담이 진행됐다"며 "회담 초반부터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일본측이 입장에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소미아를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일본이 반도체 소재 3대 품목 개별허가와 함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를 철회해야 입장변화가 생긴 것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연장이 불투명해졌다는 반응이다.

신범철 아산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정부가 아직은 일본하고 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다"며 "협력을 위한 회담이 됐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소미아는 연장될 것으로 보이지만 강 장관의 표정만 놓고 봐서는 불투명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홍규덕 숙명여대 교수는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일본이 원하는 조치를 해주기가 어렵고, 일본 역시 한국이 원하는대로 정부가 개입해서 할수가 없기 때문에 서로 보는 관점이 다르다"며 "기본적으로 장관급이 아니라 대통령과 총리가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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