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환경

“급한 불 껐지만”…제주시 쓰레기매립장 갈등 불씨 여전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21 23:12

수정 2019.08.21 23:29

제주도·제주시·주민대책위 협의체 운영
10월 말까지 쓰레기 반입…조건부 합의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도와 제주시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위원장 김재호)는 21일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에 합의했다. 매립장 내 쓰레기를 반입하되, 도와 제주시, 대책위 간 협의체를 구성해 10월31일까지 운영하기로 합의함으로써, 지난 19일 촉발된 쓰레기 반입 금지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서귀포시 색달동에 추진 중인 광역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공사가 늦어지면서 쓰레기매립장 사용기한 연장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고희범 제주시장과 함께 21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환경시설관리소을 찾아 쓰레기매립장 현장 점검에 이어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원 지사는 먼저 “봉개동이 도내 모든 생활페기물들을 처리하며 고통을 감수해 왔으며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부처의 예산심사를 거치다보니 광역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 준공이 늦어지면서 매립장 사용 연장에 따른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며 “악취를 비롯해 주민들의 불편 사항은 향후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해결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급한 불 껐지만”…제주시 쓰레기매립장 갈등 불씨 여전

앞서 대책위는 지난 19일 봉개동쓰레기매립장 원천 봉쇄를 선언했다. 주민들은 제주도와 제주시가 매립장 사용 기한을 2011년·2016년·2018년 3차례 연장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또 다시 연장 협의를 제안하자 "제주도의 폐기물처리 기본계획 실패와 땜질식 쓰레기정책의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쓰레기 반입을 막아왔다.

제주도는 지난해 8월 대책위와 3번째 매립장 사용 연장 협약을 통해 압축쓰레기와 폐목재 반입기한을 오는 10월31일로 정했다.
재활용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 반입은 2021년 10월까지로 돼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국비 확보 등 행정절차가 늦어져 광역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완공 시기가 2년 더 미뤄졌다"며 "사용 기한을 추가로 연장해달라"고 대책위에 요청한 상태다.


한편 대책위는 이날 간담회가 끝난 후 "오는 10월31일까지 쓰레기 반입을 허용하는 유예기간을 둔 것일 뿐, 제주도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면 자체 회의를 거쳐 앞으로 필요한 방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할 것"이라며 "특히 악취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또다시 매립장 원천 봉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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