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전자담배 흡입 후 사망? "환자들의 증상이.."

뉴스1

입력 2019.08.27 06:06

수정 2019.08.27 08:42

지난달 국내 출시된 한 전자담배 매장 모습 2019.7.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지난달 국내 출시된 한 전자담배 매장 모습 2019.7.1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폐질환으로 사망한 환자가 전자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보건당국은 명확한 결론을 위해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전제했으나 전자담배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베이핑(vaping) 후 심각한 폐 질환을 앓던 환자가 사망했으며 이번 사망은 청소년들과 젊은 성인들에게 인기있는 흡연 대체제와 관련된 것으로 추측한다고 발표했다. 베이핑은 전자담배를 이용해 기체화된 액상 니코틴을 흡입하는 것을 말한다.

사망환자가 발생한 일리노이주의 공중보건부(IDPH)는 이름, 나이, 고향 또는 사망시각 등 환자에 대한 개인 신상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전자담배 베이핑 후 입원했다고 밝혔다.

미국질병통제센터(CDC)는 지난 23일 22개 주에서 총 193명이 베이핑후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확한 공통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조사중인 "잠재적인 사례"(potential cases)라고 언급했다.

전자담배관련 호흡기 질환으로 의심되는 환자 가운데 청소년과 젊은 남성들이 많았다. 의료진은 환자들의 상태가 흡입손상과 유사하며 폐는 부식물질에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염병일 가능성은 배제됐다. 이러한 사례는 6월 말부터 보고 됐으나 지난 일주일 사이에 두배 이상 증가했다. 초기에 베이핑과 연관짓지 않았던 경우도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새로 분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의사와 병원들에 베이핑관련 폐질환 사례를 보고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일리노이 주 또한 지난주 동안 베이핑 후 호흡기 질환에 걸린 환자들의 수가 2배인 22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네고지 에자이크 IDPH국장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질병의 심각성은 우려할 만하며 전자담배와 베이핑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위험성이 덜한 대안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보건 관계자에 따르면 니코틴이 뇌 발달에 해롭고 아이들이 담배를 더 많이 피우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일부 제품에는 대마초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향료 물질과 기름을 포함한 다른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이번에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다수의 환자들이 마리화나의 높은 유도성분인 THC가 함유된 제품들을 가지고 있었다. CDC 관계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THC를 복용했는지에 대한 분석은 없다고 말했다.

시민 단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업계측는 보건 당국과 조금 다른 입장이다.

매튜 마이어스 담배없는 어린이를 위한 캠페인(Campaign for Tobacco-Free Kids) 대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FDA는 전자담배를 조사하고 대중에게 판매되기 전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알버트 리조 미 폐협회(American Lung Association) 최고의료책임자는 "주로 어린 연령대의 사람들이 전자담배를 피운 후 호흡기 질환에 걸렸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미 베이핑협회(American Vaping Association)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건을 두고 부패한 THC 암시장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방정부 관리들에게 니코팅 베이핑에 대한 의구심을 거둘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일리나 아리아스 CDC 부국장은 "환자들의 증상이 비슷해 보이나 다른 원인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전자담배에 대해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구입 연령을 21세로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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