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블록체인 벤처투자, 작년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

암호화폐 거래소·블록체인 기술 기업 등 업계 전방위 투자 상반기 투자, 2017년 2건→2018년 7건→2019년 13건 '증가' "정기보고서 제출·성장압박 등 사후관리 부담" 기피현상도

올들어 8월까지 대기업과 전문 투자사들의 블록체인 기업 투자가 총 13건으로 지난해 7건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 대상기업도 암호화폐 거래소, 블록체인 기술 및 애플리케이션(앱) 기업 등 주로 금융분야에 집중됐던 지난해와 비교해 보다 다채로워졌다는 평이다.


이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백서를 내놓고 암호화폐공개(ICO) 등으로 비전문가들의 투자를 받던 초기단계를 지나 전문 투자회사들의 검증을 통한 투자기준이 마련되는 단계라는 점에서 블록체인 창업과 투자 활성화의 기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28일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정보 사이트인 더브이씨(The VC)에 따르면 올 8월까지 블록체인 기업을 대상으로 집행된 벤처투자는 총 13건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약 8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시드, 프리A 등 10~50억원 내외의 초기단계 투자로,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자회사 그라운드X,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헥슬란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벤처투자 ‘증가세’



특히 올해엔 블록체인 기술기업을 중심으로 벤처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최근 신한은행, 하나은행, 엘비인베스트먼트, 다담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총 9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로코는 지난 2017년부터 3년 연속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블록체인 기술연구소이자, 최근 그라운드X, 신한은행 등과 블록체인 개인키 관리 솔루션 개발에 착수한 헥슬란트 역시 지난 2월 포스코기술투자로부터 4억원 상당의 프리A 투자를 유치했다.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이콘의 파트너사이자, 암호화폐 거래소인 벨릭은 올 상반기 총 두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초 블록체인 전문 엑셀러레이터 디블락으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 지난 4월 일본 벤처캐피털(VC) 비대쉬벤처스의 프리A 투자에 연달아 성공한 것. 이밖에 암호화폐 거래소 통합 플랫폼 파스텔 개발사인 부스트는 지난 22일 중고거래 사이트 번개장터에 인수되기도 했다.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테라를 개발 중인 테라폼랩스는 올 상반기 룬엑스벤처스, 율리시스 캐피탈, 해시키 캐피탈 등 총 세곳의 해외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모두 테라의 자체 암호화폐인 루나를 매입하는 형태의 토큰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라는 해당 투자를 계기로 동남아시아, 중국 등지로 사업을 적극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슈퍼블록, 시그마체인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 대상의 벤처투자도 이루어지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축구선수 수집게임 ‘FC 슈퍼스타즈’ 개발사인 슈퍼블록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인 두나무앤파트너스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블록체인 메인넷 퓨처피아 개발사인 시그마체인은 지난 6월 뉴패러다임 인베스트먼트의 10억 규모 프리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까다로운 조건 탓 벤처투자 기피현상도


하지만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기업이나 VC들의 투자를 마냥 환영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기능제품(MVP, Minimum Viable Product)만 가지고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극히 소수일뿐더러, 설령 기업이나 VC에게서 투자를 받더라도 정기보고서 제출이나 고객 확보 등 추가업무가 늘어나 프로젝트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대표는 “현실적으로 초기 엔젤투자 같은 경우, 수천만원 선에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를 가지고 직원월급도 충당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블록체인 프로젝트 관계자는 “한번 VC로부터 벤처투자를 받으면 서류작성, 보고서 제출 등 지속적으로 처리해야할 업무가 늘어나게 된다”며 “비슷한 이유로 차라리 투자를 안받겠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도 많다”고 말했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