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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드는 기술로 콘텐츠 산업지도 바꾼다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1 12:59

수정 2019.09.01 12:59

언리얼엔진만을 사용해 제작된 첫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자파리'의 한 장면. 언리얼엔진 제공
언리얼엔진만을 사용해 제작된 첫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자파리'의 한 장면. 언리얼엔진 제공
[파이낸셜뉴스] 게임을 개발하는데 사용되는 툴인 게임 엔진을 활용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게임 엔진을 활용하면 적은 인력으로 최단기간 제작이 가능해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언리얼 엔진은 미국 국립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 주관 '기술 및 엔지니어링' 에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 엔진을 이용한 애니메이션, 방송,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콘텐츠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도가 늘어나면서 콘텐츠 산업 지도가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NBC 유니버설 드림웍스의 어린이 애니메이션 TV 프로그램 '자파리'는 언리얼 엔진만을 사용해 제작된 첫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언리얼 엔진을 이용해 초록빛 정글, 흐르는 물, 복잡한 카메라 움직임, 다양한 시각 효과 등 시리즈 진행에 필요한 요구 사항을 처리했고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기존 반복 작업대로라면 많아야 하루에 2번의 테스트 렌더링을 할 수 있었지만 언리얼 엔진은 30분 동안 20번의 테스트 렌더링도 가능, 비용이 감소했을 뿐 아니라 아티스트의 생산성도 300% 이상 향상됐다는 평가다.

헐리우드 애니메이션 블록버스터인 넛잡의 후속작으로 공개된 '버디 VR', 수천만 뷰를 기록한 풀 CG 유튜브 시리즈 '바비 브이로그' 등도 언리얼 엔진으로 만들어졌다.

유니티의 오리지널 영상 시리즈로 2016년부터 꾸준히 발표되고 있는 '아담'은 유니티의 실시간 렌더링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VR·AR 스튜디오 UNLTD는 유니티와 파트너쉽을 통해 VR 영화 '트리니티'를 제작했고 '제 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및 시각효과 상을 수상한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유니티의 버추얼 프로덕션 기법을 활용해 사전 시각화, 연출, 촬영, 반복 테스트 및 후반작업 을 하나의 작업공간에서 완료, 제작 비용과 기간을 최소화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SK 텔레콤은 VR 기기를 쓰고 가상공간 속으로 들어가 다른 참여자들과 동영상 콘텐츠를 보면서 대화하는 '옥수수 소셜 VR' 등을 공개했다. 여기에 필요한 그래픽 작업이 유니티로 진행했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뉴메틱'은 핀콘의 대표 게임 지식재산권(IP)인 '헬로히어로'를 이용해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키로 했다. 헬로히어로 애니메이션은 2020년 겨울 첫 방영을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프리프로덕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엔진을 이용하면 단 5명의 팀으로도 일주일 만에 각 에피소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할 수 있다"라며 "이같은 효율성 덕분에 콘텐츠에 집중할 수 있고 인력, 컴퓨팅 리소스 모두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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