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현대차 무분규 타결, 노사평화 전환점 되길

유연한 협상 태도 돋보여
최대 6000억 영업익효과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 2011년 이후 무려 8년 만의 무분규 타결이다. 현대차 노사는 27일 밤 임금 4만원 인상, 성과급 150%+300만원, 임금체계 개선, 상생협력을 위한 공동선언문 채택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물론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전체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지만 잠정합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합의는 최근 불거진 무역갈등과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등 대내외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위기상황에 노사가 인식을 같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조는 "일본의 경제도발 등 향후 무역전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되리라는 것도 신속하게 합의에 이르게 한 요소였다"고 밝혔다. 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28일 증시가 열리자마자 현대차 주가는 무분규 합의라는 호재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다. 증권업계는 이번 무분규 합의로 현대차가 시가총액 대비 1.2~2.0%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3800억~6300억원에 이른다.

대혼돈에 휩싸이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생각해봐도 이번 합의는 잘한 일이다. 지금 세계 자동차산업은 '카마겟돈(자동차+아마겟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황에 내몰려 있다. 다가오는 자율주행차, 전기·수소차 시대를 누가 주도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눈앞의 작은 이익을 위해 관행적으로 파업을 선택하는 것은 바보짓이나 다름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현대차 노사가 보인 유연한 자세와 성숙한 태도는 평가받을 만하다.

이번 합의를 통해 그동안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던 문제를 해결한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노사 양측이 소송전을 벌이며 7년을 끌어온 통상임금 문제를 마무리지은 것은 이번 합의의 성과 중 하나다.
이로써 올해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불거진 최저임금 위반 문제도 말끔히 해소하고 미래지향적 임금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노사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및 보호무역 확산에 따라 부품 협력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공동 선언문'을 채택하는 등 협력업체의 안정적 물량 확보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8년 만인 이번 무분규 협상 타결을 계기로 상생의 노사 관계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