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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국방 예산 역대 최대. 70여년만에 항공모함 부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30 16:02

수정 2019.08.30 16:02

지난 6월 11일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중인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왼쪽)과 일본 해상 자위대 소속 이즈모.로이터뉴스1
지난 6월 11일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중인 미국 해군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왼쪽)과 일본 해상 자위대 소속 이즈모.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취임 이후 매년 국방예산을 늘려온 일본 정부가 내년도 국방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책정했다. 특히 이번 예산에는 태평양 전쟁 이후 70여년 만에 항공모함을 보유하는 비용이 포함되어 일본의 군사적 야욕이 여지없이 반영됐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30일 재무성에 2020년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방위 예산으로 5조3223억엔(약 60조5933억원)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예산보다 1.2% 늘어난 금액이며 재무성 및 의회 심사에서 삭감 없이 확정될 경우 역대 최대 규모가 된다.

아베 총리는 취임 이후 중국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북한 등을 구실로 8년 내내 국방 예산을 늘렸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중국(2%)이나 미국(3%)에 비하면 아직 낮은 1% 수준이라 증액할 여유가 있다.
방위성은 이번 예산을 발표하면서 인건비 등을 줄였지만 동시에 무기 구입비용 등이 포함된 물건비는 3.4% 늘렸다.

예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항공모함 개조 비용이다. 일본 해상 자위대는 현재 헬리콥터 모함으로 쓰이는 이즈모급 대형 호위함 2척(이즈모, 가가)과 휴우가급 호위함 2척(휴우가, 이세)을 운용하고 있다. 일본측은 지난해부터 해당 호위함들을 소형 항공모함으로 개조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일본의 항공모함 보유는 태평양 전쟁 패망 이후 처음이다. 방위성은 내년도 예산에 수직이착륙 전투기 운용이 가능하게끔 이즈모 갑판을 개조하는 비용으로 31억엔을 추가했다. 가가는 2022년도에 개조할 계획이다. 또한 방위성은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미국의 최신 전투기인 F-35B(해군 사양) 6대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일본은 이를 위해 810억엔을 지출할 계획이다. 지난 4월 추락사고로 F-35A(공군 사양) 1대를 잃어버린 일본 정부는 내년에 F-35A 또한 3대 더 구입하기로 했고 장기적으로 F-35형 전투기를 147대까지 늘릴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미국과 공동 훈련을 통해 지난 70여년간 잃어버렸던 항공모함 운용 능력을 신속하게 다시 배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야 다케시 방위상은 이달 인터뷰에서 "미국과 다양한 방식의 합동 훈련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취임한 데이비드 H.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은 최근 언론과 만나 신속한 작전을 위해 일본의 F-35B와 미 해병대의 F-35B를 각국 함선에서 혼합 운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이외에도 탄도 미사일 요격 시스템, 우주방위 경비, 전자전 경비, 신규 함선 건조 비용등을 청구했으며 해당 예산은 의회 심의를 거쳐 내년 3월에 확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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