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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벅화이어 밀러 벅화이어 회장 "디트로이트의 부활, 정부·기업 ‘부채감축’이 열쇠"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1 17:08

수정 2019.09.01 17:08

서울국제A&D컨퍼런스 강연자
"저금리 기조로 부채 기록적 수준..기업들 현금흐름 개선 등 이유로 향후 부채 구조조정 활발해질 것"
"韓, 기업들 선호 파트너 인정받아..美·유럽 시장 투자 기회 찾을 때"
케네스 벅화이어 밀러 벅화이어 회장은 "기업과 정부의 사업 경쟁력 강화와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재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향후 기업과 정부의 부채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케네스 벅화이어 밀러 벅화이어 회장은 "기업과 정부의 사업 경쟁력 강화와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재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향후 기업과 정부의 부채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진=박범준 기자
"과도한 부채는 현금흐름과 사업 재투자 여력을 악화시킨다.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가 고품질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채를 감축해야 한다."

케네스 벅화이어 밀러 벅화이어 회장은 1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저금리 기조로 기업과 정부의 부채가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재정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도 민관 분야에서 부채 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부채 구조조정 활발

벅화이어 회장은 "기업은 주주가치 희석과 지배력 감소에 대한 우려로 주식을 발행하기보다 부채를 조달하는 것을 선호한다"면서 "현금흐름과 수익성을 예측할 수 있는 구간에서 이는 합리적인 결정이지만 시장 상황과 경쟁조건이 악화되면 쉽게 관리되던 부채는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시장점유율이 정체되며 매출성장이 둔화될 때 전형적인 경영진은 가격경쟁, 비용절감, 마케팅비용 축소 및 가장 위험한 투자감소로 대응한다"면서 "과도한 부채는 미래수익성에 투자해야 할 자본을 훼손하며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기업 부채가 기록적 수준에 이른 만큼 향후 부채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벅화이어 회장은 "지난 2009년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부채비용이 낮아지고, 기업과 정부 대출은 대부분 선진국에서 기록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수익성 감소, 금리상승 등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경우 채무불이행의 잠재적 비용이 고려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기업들은 현금흐름 개선과 재무위험 해소, 재투자 여력 확보를 위해 부채 구조조정에 활발하게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 역시 고품질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부채를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벅화이어 회장은 앞서 지난 2013년 파산을 선고한 미국 디트로이트시 구조조정에 참여했다.

그는 "디트로이트시는 1920년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로 인구가 200만에 달했다. 그러나 2011년 인구는 70만명으로 줄었고, 대부분이 실업자인 가장 빈곤한 지역이 됐다"면서 "당시 디트로이트의 총 부채는 190억달러(약 23조원)를 넘었고, 세금의 40% 이상을 부채를 갚는 데 사용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를 줄이고, 행정서비스를 정상화해 지금은 투자를 이끄는 도시가 됐고, 인구는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유럽기업에 투자 기회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인수합병(M&A)에 있어서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건전하고, 부채가 적은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안전하다고 제시했다. 벅화이어 회장은 "회사가 얼마나 빨리 성장하는가 또는 과거의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든가 간에 부채가 과도한 기업은 피해야 한다"면서 "모든 기업과 투자자는 전례 없이 낮은 이자율과 그로 인한 투자흐름 왜곡 후 부채관리 방안에 고민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향후 레버리지가 낮고, 수익 성장률이 중간 정도인 기업에 투자하는 데 점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벅 화이어 회장은 크로스보더 딜에서 △서로 다른 문화적 가치에 대한 상호존중 △명확한 의사소통 △장기목표 공유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미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데 성공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 기반을 둔 우수한 기업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라며 "경영진이 선호하는 전략적인 파트너가 돼야 한국 기업이 크로스보더 M&A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한국 기업은 장기적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산업과 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알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면서 "인내와 많은 정보수집, 경영진과 관계에 대한 투자의지가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없다면 한국 기업이 인수를 통해 성장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은 미국과 유럽의 많은 양질의 기업들이 선호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 과잉지불(overpaying)만으로 투자에 성공한 중국과 일본의 경쟁기업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 "한국 기업은 세계에서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이제 한국 기업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벅화이어 회장은 기업·정부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최고 투자은행인 밀러 벅화이어 회장 겸 공동창업자다. 밀러 벅화이어는 시가총액 40억달러 규모의 미국 금융회사인 스티플 파이낸셜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다.
그는 또 스티플 인스티튜셔널 뱅크 부회장으로, 기업과 정부의 자금조달을 포함한 광범위한 투자은행(IB)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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