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부담 줄이고 낯선 매력 그대로… '남의집'으로 여행 떠나요 [유망 중기·스타트업 'Why Pick']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1 17:52

수정 2019.09.01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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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집
2017년 1월 처음으로 문을 연 남의집은 지난 4월 카카오벤처스, MYSC 등으로부터 3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남의집은 주인이 공개한 집에서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유 경제 서비스 기업이다. 공개된 집에 방문하고 싶은 손님은 집 주인에게 입장료로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 남의집은 이 중 일부를 수수료로 받고 손님과 주인을 매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남의 집' 김성용 대표가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남의 집을 여행업으로 보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남의집 제공
'남의 집' 김성용 대표가 본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남의 집을 여행업으로 보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남의집 제공


최근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개그맨 노홍철이 화제가 됐다. 처음 보는 낯선 이들이 노홍철 집 거실에 모여 자유롭게 얘기하는 소모임을 3년 넘게 이어오고 있어서다. 노홍철은 집도 소모임 맞춤형으로 꾸몄다. 거실엔 10명이 앉아도 넉넉한 식탁이 들어섰다. 낯선 공간에 모인 낯선 이들은 금세 서로에 공감하며 울고 웃었다. 모임 때마다 걷은 소정의 참가비는 아프리카 학교 건립으로 이어졌다.

'남의집'에 대한 호기심과 일상 공유 욕구가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남의집 거실을 공유하는 플랫폼이 제도권의 투자를 받아 주목됐다. 김성용 대표가 만든 스타트업 '남의집'에 대한 얘기다. 호스트가 본인의 거실로 낯선 이들을 초대한다. 콘셉트는 다양하다. '덕력'을 지닌 인물들의 거실일 수도 있고 집이 위치한 공간 자체가 콘텐츠가 되기도 한다.

김 대표는 남의집 프로젝트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남의집을 단순 커뮤니티 서비스로 보지 않고 여행업으로 보면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여행업으로써 비전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남의집은 초기부터 특이한 사업 모델로 주목받았다. 자신의 거실을 열어 낯선 이를 초대하는 형식의 특이성 때문이다. 1호 호스트는 김 대표 본인이었다. 처음엔 '일단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 콘텐츠는 '멘토링'이었다. 본인의 SNS에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을 대상으로 고민 상담을 해주겠다는 글을 올렸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참가자도 만족스러워했고 스스로도 재미를 느꼈다.

확장성은 곧바로 발생했다. "참석자 중 한 ㎞명이 음악을 좋아한다며 본인의 거실을 공개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때부터 막연하게 '거실형 에어비엔비'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5년 간 근무했다. 카카오택시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흥미를 발견했다. 모바일로 택시와 승객을 이어주는 온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도 잘 맞았고, 택시 기사들을 만나며 설득하는 작업도 힘들었지만 보람있었다.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 그 무렵 취미로 시작한 게 남의집 프로젝트다. 1인 기업으로 출발한 남의집은 현재 3명의 직원, 13명의 남의집 크루와 협력하며 성장하고 있다.

구성도 갖춰나가고 있다. 집 주인의 거실에서 다같이 책을 읽는 '남의집 서재', 관심있는 주제에 대해 대화하는 '남의집 모임', 해외 현지의 집을 방문하는 '남의집 해외'의 세 가지 주제로 분류된다. 김 대표의 거실에서 시작된 남의집은 이제 월 평균 30~40건의 모임을 연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에서 자신의 집을 공개하는 호스트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 살다'를 시작으로 '성수 살다', '춘천 살다' 등 특정 지역 기반 모임을 추진하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남의집의 확장성을 '여행'으로 정의했다.
그는 "대부분의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남의집은 이 두 가지가 절약된다"며 "많은 참가자들이 여행을 와서 게스트하우스에 머문 느낌이라고 묘사한 데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여타 여행 관련 서비스와 차별점도 '남의집' 자체에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남의집이라는 독점 여행상품을 공급해 남의 집을 '거실형 에어비앤비'의 위치에 올려놓는 것이 김 대표의 장기적 목표다. 그는 "남의집 프로젝트와 기존 모빌리티, 숙박 사업이 연결된다면 사업을 더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박광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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