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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英 손잡고 우주탐사 핵심기술 '원자력전지' 개발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2 10:46

수정 2019.09.02 10:46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영욱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장과 영국 레스터 대학교 부총장보 이안 길레스피 교수가 원자력전지 개발에 관한 MOU 체결문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영욱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장과 영국 레스터 대학교 부총장보 이안 길레스피 교수가 원자력전지 개발에 관한 MOU 체결문에 서명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용 RTG 개발을 이끄는 영국 레스터 대학교 및 영국 원자력연구소(NNL)와 우주탐사용 원자력전지 개발 협력 및 공동연구를 본격 추진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융복합양자과학연구소 정영욱 소장과 영국 레스터 대학교 부총장보 이안 길레스피 교수, 영국 원자력연구소 수석사업화담당관 케이트 플릿우드는 지난 8월 30일(현지시간) 레스터 대학교에서 '우주탐사용 원자력 전원공급시스템 연구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우주 원자력전지 시스템과 우주용 장치 관련 연구,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인허가 관련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 등이 주요 협력 내용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우주용 원자력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뿐이며, 후발주자인 유럽과 한국의 원자력전지 연구진이 교차시험 및 기술교류를 통해 우주용 원자력전지의 완성도를 높이고 국제표준 수립을 위한 협력에도 노력한다는 구상이다.


영국과 한국의 연구진은 2017년부터 상호 기술검토를 통해 상대기관의 기술 수준을 분석하며 상호 협력대상으로 인식해왔고, 이번 MoU를 통해 실질적 기술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왼쪽)와 원자력전지 내부 구조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원자력전지(왼쪽)와 원자력전지 내부 구조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원자력전지에 활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플루토늄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수급도 쉽지 않은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유럽우주국에서는 플루토늄의 대체재로 아메리슘을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사용후핵연료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을뿐더러 반감기가 432년으로 플루토늄보다 5배나 길어 장기 심우주 탐사에 적합하다. 영국 원자력연구소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아메리슘 열원을 제조하는 공정을 개발했으며, 이를 한국에 공급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우주선 사고시 동위원소 열원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레스터 대학과 원자력연구원은 각각 카본 복합재를 이용한 보호모듈을 설계해 시제품을 제작했으며, 공력가열 모사를 위한 플라즈마 풍동시험 기술에서는 원자력연구원이, 내충격시험 관련 기술은 레스터 대학이 앞서 있어 상호 기술협력이 가능하다.

열전소자 설계 및 제조기술, 우주선 발사진동에 의한 내진설계 기술은 원자력연구원이 앞서 있고, 열제어구조체 설계기술은 동등한 수준이며, 레스터 대학의 시험시설은 원자력연구원 대비 우수한 수준으로 기관간 상호 평가를 통한 기술협력으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 손광재 책임연구원은 "이번 MoU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주용 원자력전지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으며, 영국과의 연구협력으로 원자력전지 핵심기술 확보 기간을 크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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