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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빅4, 블록체인과 ‘기술·서비스 동맹’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2 18:34

수정 2019.09.02 18:34

기술·서비스 동맹 적극 행보
국민·하나銀, 카사코리아와 부동산 수익증권 플랫폼 개발
국민銀은 아톰릭스랩과도 협력
엑셀러레이팅·투자사 합류 활발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신한·우리銀 기술 협업 모색
은행 빅4, 블록체인과 ‘기술·서비스 동맹’
정부 정책 기조에 따라 암호화폐에 거리를 두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 업체에 직접 투자하거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과 손잡고 서비스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잇따라 블록체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전통 금융권이 신규 사업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의 일환으로 블록체인 기반 '테크핀(기술이 선도하는 금융)'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블록체인과 전통 금융산업의 결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대 시중은행, 블록체인사에 러브콜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 등은 최근 블록체인 업체들과 '기술·서비스 동맹'을 맺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 기업 아톰릭스랩(前 아톰릭스컨설팅)과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Custody·3자 수탁형태 보관·관리) 서비스 개발에 나선 한편 블록체인 기반 프롭테크(부동산+기술) 기업 카사코리아와 디지털화 된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 개발을 협력 중이다.

KEB하나은행 역시 카사코리아와 함께 금융 소비자가 스마트컨트랙트(조건부 자동계약 체결)를 기반으로 상업용 부동산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보다 안전하고 간편하게 사고 팔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카사코리아가 신청한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규제특례를 인정했다. 당시 카사코리아와 혁신금융서비스 공동지정을 받은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발행을 비롯해 거래소 이용자들을 위한 계좌개설 부문에서 협력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체 투자도 활발

시중은행들은 초기투자와 엑셀러레이팅(창업기획·육성) 부문에서도 블록체인 기업에게 적극 손을 내밀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운영하는 '1Q 애자일 랩'에는 블록체인 기반 'AI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커먼컴퓨터가 최근 합류했다. 또 '신한 퓨처스랩'에는 블록체인 기반 의료정보업체 메디블록과 카사코리아가 활동 중이다.

시중은행의 엑셀러레이팅 과정에서 각 은행 내 사업 유관부서 및 관계사와 블록체인 업체 간 서비스 개발 협업 등도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업체 테라는 'IBK금융그룹 핀테크 드림랩'에서 블록체인 기반 전통금융 상품 기획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도 신한은행, 우리금융그룹 등과 기술 협업을 모색 중이다. 특히 신한은행과 우리금융은 그라운드X의 모회사인 카카오가 운영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역시 지난 7월 말 금융위의 승인으로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 오르면서, 그라운드X와 같은 모든 계열사의 기술 및 서비스 역량을 금융 분야로 모으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가운데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블로코 투자사로 공개적으로 합류한 것도 이례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에는 비공개로 진행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계 한 전문가는 "간편송금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모바일 시대 핀테크 혁명을 직접 체감한 전통금융업체들이 최근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 기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내부에 블록체인 관련 부서를 운영하면서 전문 개발자들도 채용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어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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