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혼선 빚는 분양가상한제, 할 건가 말 건가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놓고 혼선이 끊이지 않는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잰걸음이다. 10월에 주택법 시행령 개정이 완료되면 즉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태세다. 하지만 홍남기 부총리는 거푸 제동을 걸고 있다. 지난 1일 TV 인터뷰에서도 홍 부총리는 "10월초에 바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관계 부처 협의로 시행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치인 출신 실세 각료로 꼽힌다. 홍 부총리는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명색이 경제사령탑이다. 분양가상한제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이다. 증시 격언 중에 드러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겠다는 건지, 하면 언제 하겠다는 건지가 불투명하다. 시장 혼란을 정부가 나서서 부추기는 꼴이다. 자존심 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다. 홍 부총리와 김 장관은 서둘러 이견 조율을 통해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시장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80여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은 오는 6일 서울 광화문에서 분양가상한제 소급적용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선다. 촛불집회를 가진 뒤 청와대로 행진한다. 국토부가 분양가상한제를 강행하는 즉시 헌법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도 법원에 낼 계획이다.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는 무리수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미 실패한 적이 있다. 노무현정부 때 해봤지만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문재인정부가 이를 재도입하면 같은 일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김현미 장관은 왜 노무현 대통령이 당초 "장사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보기 바란다.


분양가상한제는 집값을 안정시키지도 못한다. 일시적으로 집값이 내려갈 수 있지만 정부가 억지로 누른 집값은 언젠가 부풀어 오르게 마련이다. 근본적으로 분양가상한제는 수요·공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시장경제 원리에 정면으로 어긋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