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점점 더 멀어져 가는 '年內' 3차 북미정상회담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04 16:13

수정 2019.09.04 16:13

北美, 하노이 이후 본질적 입장서 변화 無
7월말 예정 실무협상 무한연기 상황 지속
큰 입장차.."현 상황선 정상회담 무의미해"
트럼프 재선 전망-美 내년 경제 중요 요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 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이날 양측 정상은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열겠다는데 동의했지만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9월 4일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 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이날 양측 정상은 2~3주 내에 실무협상을 열겠다는데 동의했지만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9월 4일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7월 중하순 경 이뤄졌어야 하는 북·미 실무협상이 8월을 넘겨 9월까지 지연되고, 최근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기 시작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말한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도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대화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결국 미국과 북한이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 조차 만들지 못하고 결렬된 이유 역시 같다는 것을 고려하면 '하노이' 이후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인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본질적으로 미국은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대북제재를 견고하게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단계별 비핵화를 주장하며 보상과 반대급부를 더 많이 얻어내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현재의 교착 상황에 변화가 생길 수 없는 팽팽한 구조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 재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핵 문제를 큰 분란을 만들지 않고 관리만 해도 된다. 그러나 북한은 제재로 목이 조여오고 있다.

북미대화 재개와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결국 북한이 핵을 내려놓겠다는 것을 전제로 내놓아야 한다. 미국은 최종목표는 같지만 핵동결과 비핵화 로드맵이라는 대안까지 제시한 상태로,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답답한 전환점의 키를 북한이 쥐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북한이 전향적 태도를 보이며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강조한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도 현재로선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고, 성사된다 하더라도 비핵화 진정성이 없다면 무의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최근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앞세우면서 대북제재 유지 입장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데 이는 실무협상·고위급대화를 패스하고 연내 정상회담으로 직행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이나 미국이나 다 상대방에게 양보하라고 하는 상황에 변화가 없다"면서 "현재로선 연내 북·미 정상회담은 불투명하고 하노이 담판을 뛰어넘는 국면이 펼쳐지지 않는다면 하더라도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다만 내년 미국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확신이 설 경우, 재선에 경고등이 켜질 경우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를 겨냥해 자신의 인기를 높이려는 전략을 펼 가능성은 있는데 이것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내 열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지난 2일 라디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전 뭔가 보여주고, 재선에 북한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북·미 정상이 만나기는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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