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실적부진' 상장사, 4분기엔 웃을까

김정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0 17:10

수정 2019.09.10 17:10

3분기 영업익 33조8795억원
지난해 동기대비 33.62% 급감
"반도체 수출 감소세 둔화 시작"
4분기부터 실적 개선 전망도
국내 상장사의 실적이 반도체 업황 악화로 하반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다만, 4·4분기에는 기저효과 덕분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는 "실적 하락의 주요 원인인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4·4분기부터 진정되고, 미·중 무역분쟁도 완화될 것"이라며 관련주에 투자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반기도 실적 부진 지속 전망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42곳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51조407억원) 대비 33.62% 급감한 33조8795억원으로 추정된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선 현대차(243.3%)와 기아차(282.9%)가 세 자릿수, 한국전력(15.7%)이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 상승률을 보이며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반도체 및 IT부품, 조선, 화학 업종의 이익이 크게 하락하면서 전체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약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4·4분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쇼크가 아직 전환점에 이르지 못한 탓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가격 지표가 호전되고 있으나 이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외부변수에 의한 것"이라며 "아직 고객 수요가 개선되고 있다는 시그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4·4분기 실적은 전년동기보다 소폭 늘겠지만 3·4분기 대비로는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236곳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동기 대비 11.19% 증가한 31조5897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직전분기(33조1951억원) 대비로는 4.84% 감소해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도 나빠지고 있다"며 "이는 국내 기업의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중 무역분쟁의 부담이 커진 가운데 트럼프정부의 자동차 관세부과 카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현재 눈높이마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등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4분기부터 회복" 희망적 분석도

4·4분기부터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도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4분기부터 D램과 낸드 재고 감소, 가격 하락 폭 축소가 진행되고 있고,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의 하향세도 마무리됐다"면서 "반도체 공급제약 심화와 수요 기저효과로 4·4분기부터는 반도체 기업 이익이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상장사 이익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반도체 부진 탓에)피할 수 없었던 결과"라며 "반도체 기저효과가 소멸하는 4·4분기부터 상장사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실적 기저효과가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윤영교 연구원은 "반도체와 은행, 철강, 화학, 정유 업종이 이에 해당한다"며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결정되는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로 지수 회복세도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