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트위터 경질']

트럼프 "볼턴, 늘 반대만 해왔다"..해임 트윗 날리자마자 유가 하락

"미국-이란 긴장 완화 기폭제"
지난 1년 간 묶여있던 석유
하루 210만배럴 공급재개 기대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축출이 국제유가에는 하강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10일(현지시간) 볼턴 사임 소식이 전해진 뒤 곧바로 1% 급락했다. 이란과 무력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이란·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도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유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격적인 트윗 해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전격적으로 볼턴 보좌관을 해임했다. 트럼프가 전날 밤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에서는 더 이상 그의 보좌가 필요없다고 밝혔고, 이튿날 아침 볼턴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트럼프는 볼턴이 제시한 상당수 제안에 대해 자신이 "강하게 반대해왔다"면서 그의 제안들은 자신은 물론이고 행정부 내 다른 이들의 뜻과 상충돼 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다음주 볼턴 후임자를 지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턴은 지난 2016년 트럼프의 고립주의에 반대해 스스로 대통령선거 출마를 고려하기도 했을 정도로 트럼프와 갈등을 겪어왔다. 지난해 초 허버트 맥매스터 후임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볼턴은 트럼프의 북핵협상에 비판적이었고, 지난해에는 그의 시리아 철군에도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갈등이 고조돼 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취소한 탈레반과 캠프데이비드에서 협상하는 방안에도 반대했다. 트럼프와 9일 동행했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기자들에게 탈레반과 협상 반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머나먼 다리'였다고 말해 그의 전격 해임이라는 재앙을 부른 방아쇠가 됐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 가능성 타진에 볼턴이 반대한 것이 방아쇠가 됐다고 전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볼턴과 그의 국가안보위원회(NSC)에 대한 백악관 내부의 불신도 상당한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정보유출도 이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해왔다.

■유가 급락, 이란 긴장 완화되나

대이란 강경파 볼턴 해임은 곧바로 석유시장을 출렁거리게 했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교체로 석유공급 감소 우려가 높아지며 상승했던 국제유가는 이날 볼턴 해임 소식이 트럼프의 트위터를 통해 전해진 직후 1% 급락했다. 이후 낙폭을 좁히기는 했지만 결국 전날보다 하락한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뉴욕시장(NYMEX)에서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전일 대비 배럴당 45센트(0.8%) 하락한 57.40달러에 마감했고,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WTI와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이며 0.3% 내린 배럴당 62.38달러로 장을 마쳤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인 필 플린은 "볼턴은 잘 알려진 대이란 매파"라면서 "시장에서는 그의 해임으로 이란과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고 보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란·베네수엘라 제재가 완화되면 지난 1년간 시장에서 사라졌던 이들의 하루 210만배럴 석유 전부 또는 최소한 일부가 다시 공급될 수 있다. RBC 캐피털 마케츠의 헬리마 크로프트 애널리스트도 볼턴 축출이 "이란과 긴장을 낮추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르면 내년 초 하루 70만배럴의 이란 석유가 시장에 다시 공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