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트위터 경질']

'슈퍼 매파' 볼턴의 퇴장… 북미 비핵화 협상 새 카드 나올까

이달 말 실무협상 재개 위해
양측 서로 새로운 카드 주문
성과없이 北 다시 도발 땐
트럼프 재선 가도에 비상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해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존 볼턴에게 백악관에서 더는 그가 필요하지 않다고 알렸다'라고 말했다고 밝히며 여러 사안에서 그와 심한 의견 불일치를 겪었다고 경질 사유를 밝혔다. 존 볼턴 보좌관이 2018년 5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하는 자리에 배석한 모습. AP 뉴시스
북·미 실무협상이 9월 말 개최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서로에게 새로운 비핵화 계산법 제시를 요구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북·미 모두 지난 2차례 정상회담에서 서로의 '패'를 보여준 상황이어서 새로운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지만 양측 모두 연내 3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선 '새 패'를 보여달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슈퍼 매파(강경파)였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북·미 새 계산법 놓고 셈법 복잡

11일 외교당국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9일 담화에서 9월 하순 실무협상 재개 의사를 밝히며 "미국 측이 조·미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며 우리에게 접수 가능한 계산법에 기초한 대안을 가지고 나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화재개를 위해선 수용 가능한 새로운 계산표를 가져오라고 요구한 것이다. 미국도 북한 측에 새로운 카드를 갖고 실무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상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를 묶어서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것을 미국이 받게 되면 비핵화는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기적으로 북한보다는 미국이 다급하다는 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 들어 2차례에 걸쳐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로 제시했다. 북·미 대화가 성과 없이 끝나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한·미 훈련 영구중단 요구 가능성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에 한·미 연합훈련이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영구중단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을 거론하며 북·미 대화를 거부할 만큼 예민한 반응을 보였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우리 군의 F-35A 도입을 강하게 비난해 왔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영구중단, 체제안전 보장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며 "이에 대한 조건으로 영변만 가지고 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만 들고 나올 경우 상황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전과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 하지만 완전환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과 우리 정부로서도 이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강경파 볼턴 경질…변수 되나

북·미 대화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되며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을 주게 됐다.
대북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만큼 북한은 이번 경질을 반길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체적 전략이 바뀔 가능성은 작고, 트럼프 대통령도 현재 기조를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폼페이오 역시 큰 틀에서 비핵화 해법은 볼턴 보좌관과 다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