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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국제유가 뜀박질,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6 17:35

수정 2019.09.16 17:35

국제 기름값이 16일 요동쳤다. 이날 브렌트유는 시장이 문을 열자마자 20% 가까이 뛰어 배럴당 72달러선에 근접했다.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았으나 강세는 여전하다. 지난 14일 무인기(드론) 10대가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2곳을 폭격한 것이 원인이다. 이 공격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아브카이크 원유처리시설과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쿠라이스유전이 가동을 중단했다. 이 바람에 원유 공급량이 하루 570만배럴 줄었다.
이는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5%에 해당한다.

사우디산 원유 공급이 정상을 되찾기까지 적어도 몇 주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기름값도 당분간 불안한 상태가 예상된다. 이번 드론 폭격으로 사우디 유전의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드론 공격을 감행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누구의 소행이든 세계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의 유전이 무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한다. 이와 비슷한 일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동 정세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사우디는 친사우디 정부를 지원하려 2015년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저항도 만만찮다. 지금 예멘 사태는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더 크게는 미국과 이란이 싸우고 있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협정을 파기했다. 올여름엔 상대국 드론을 서로 격추하는 등 두 나라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우리는 (사우디 유전 폭격을 둘러싼) 검증에 따라 장전이 완료된 상태"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한국은 사우디에서 전체 원유의 30%가량을 수입한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동향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당장 원유 수급에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국내 비축유를 풀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정부는 석달치 원유를 예비용으로 갖고 있다. 한국행 원유의 주수송로는 호르무즈해협을 거친다.
이곳에 우리 군함을 보내 유조선을 보호하는 방안도 더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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