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주 52시간제 확대, 中企 호소에 귀기울여야

洪부총리 도입 연기 시사
경총 "전면 재검토" 요청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12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 중소기업을 방문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확대와 관련한 정부의 최종적인 대응방향을 다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제도 확대적용을 앞두고 중소기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주52시간제 도입 연기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 부총리가 이 제도의 보완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도 "내년 확대되는 주52시간제에 대한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도를 보완하거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홍 부총리의 이런 발언은 경제사령탑으로서 최근 악화되고 있는 국내 경제사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주52시간제를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은 여당 내부에서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달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년 확대적용되는 주52시간제를 기업 규모별로 1~3년 유예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내년부터 주52시간제를 무조건 도입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20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100인 이상 200인 미만은 2022년, 50인 이상 100인 미만은 2023년으로 도입시기를 늦춰 기업이 새로운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유예법안 발의에 맞춰 "주52시간제 시행시기를 전면 재검토해달라"는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 경총은 "전반적인 산업구조나 기업의 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주52시간제를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유연근무제 개선 입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홍 부총리의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지금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경제보복, 극심한 수출부진 등으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주52시간제를 도입하려면 업종이나 직무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유연근무가 가능해야 하는데 그런 보완입법 없이 주52시간제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52시간제 확대적용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만도 2조9000억원에 달한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상황에 놓인 중소기업들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부는 중소기업계의 호소에 귀를 활짝 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