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미·중 협상 훈풍에 박스권 뚫을까… 공매도 대차잔고 급감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6 18:27

수정 2019.09.16 18:27

미·중 스몰딜 기대감 높아져
58조 대차잔고 열흘새 55조원대
코스피 1980~2100 내외 전망
‘사우디 폭격’에 유가 급등 돌발변수
장기화 땐 글로벌경제 또다른 악재
미·중 협상 훈풍에 박스권 뚫을까… 공매도 대차잔고 급감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증시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피 고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등 호재 속에서도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2100선 돌파를 예상했다.

■코스피 1980~2100 등락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추석연휴 기간인 지난 11~13일 미국증시는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다우존스지수가 1.15%, 나스닥은 1.1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94% 각각 상승했다. 덕분에 이날 코스피지수도 연휴 전의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2060선에 근접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화두는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협상 진전 여부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윤활유 등 16개 미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 면제 조치를 결정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부 스몰딜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긍정 기류가 흘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무역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추석 연휴에 매일 나왔다"며 "추가적인 관세 인하가 부각되기 전 위험자산에 힘이 실리기는 쉽지 않지만 무역협상 관련 긍정적 발표가 많았다는 점은 우리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초 무역협상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코스피가 1980~2100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코스피지수 2080선 이상에서 안전자산 비중 확대,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실어가는 전략을 추천했다.

지수의 추세적인 상승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주가수익비율(PER)이 저평가된 종목에 대한 매수 의견도 뒤따른다. 저PER 업종군은 코스피와 상관성이 높지만 연휴 직전부터 상승한 지수에도 불구하고 덜 올랐다는 진단이 나온다. 효성중공업, 한신공영, 엘엠에스, 오이솔루션 등이 저PER 종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기대가 확산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그동안 국채금리의 하락 폭이 과도하게 이어졌다는 분석과 함께 금리상승 요인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물이 급격하게 출회되며 조정을 보이진 않겠지만 단기적으로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업종별 순환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협상 해소 기대감으로 이머징 마켓에 대한 센티먼트가 크게 개선됐고, 글로벌 채권 대비 주식의 상대강도가 크게 개선됐다"며 "한국 등 글로벌 기업이익 추정치가 바닥에서 올라온 것도 현재 지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둘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위험자산 경계 완화에 공매도 축소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주식 대차잔고가 최근 급격히 축소되고 있다. 지난달 말 58조원을 웃돌았던 대차잔고는 불과 열흘 새 55조원대로 줄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정될 것이란 기대로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이 수그러든 영향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주식 대차잔고는 55조8393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의 주식평가액으로,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검은 증시' 공포감을 불러일으켰던 대차잔고는 지난달 27일 58조515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면서 위험자산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불투명하지만 다음 달 초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양측 모두 협상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협상을 앞두고 스몰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태도가 달라지고, 스몰딜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협상 기대감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증시도 오름세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은 점은 돌발 변수로 꼽힌다. 이번 공격으로 사우디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고 생산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 현상도 장기화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오름세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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