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日 백색국가 제외해도 대화는 지속하길

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뺐다. 18일 오전 0시를 기해 개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시행하면서다. 개정안은 기존 백색국가인 '가' 지역을 '가의1'과 '가의2'로 세분화해 일본을 비(非)백색국가 수준의 규제를 받는 '가의2'로 분류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지난 1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데 이어 두 번째 맞불을 놓은 셈이다. 일종의 고육책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파장에 대비하는 것 또한 정부의 책무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은 국제공조가 어려운 국가"라고 백색국가 배제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이 먼저 무역보복 조치를 취한 데 따른 대응이란 얘기다. 일본이 지난 7월 4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이어 지난달 28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했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정부의 조치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 다만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 보복전을 지속하는 게 바람직한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백색국가 '맞불 배제' 카드가 보복조치라는 인상을 주면서 WTO 법리 다툼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더욱이 무역은 어느 일방의 시혜 차원이 아니라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국제거래다. 선제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의 부품산업이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그렇다면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맞대응이 우리 수출기업의 내출혈을 초래할 소지도 크다. 정부가 민간 용도의 정상적 거래는 신속하게 대일 수출허가를 내주는 등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한·일은 지금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안보분야 등 전방위로 대치 중이다. 애초 일본이 징용공 문제라는 과거사를 빌미로 무역보복을 시작하면서 사태가 꼬일 대로 꼬인 것이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해선 곤란하다.
궁극적으로 승자도, 패자도 없을 게 뻔해서다. 양국이 대화의 문을 닫지 말아야 할 이유다. 우리는 과거사와 경제를 분리해 막후 대화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뒤 정상 간 대좌를 통해 사태를 매듭짓는 게 최선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