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전세 2년→4년, 서민에 득일까 독일까

정부·여당이 임대차 계약갱신권 도입을 추진한다. 예컨대 2년 전세를 살던 사람이 원하면 한차례 계약을 연장해 4년까지 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정은 18일 조국 법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법무개혁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계약갱신권은 현재 상가의 경우 '5+5년' 방식이다. 주택은 '2+2년'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사실 임대차 계약갱신권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20대 국회엔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여럿 제출돼 있다.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임대차 계약갱신권제를 단계적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법무부 소관이다. 법무개혁의 일환으로 발표된 것은 그래서다.

현행 '전세계약 2년'은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지난 1989년 노태우정부에서 임대차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바뀌었다. 그로부터 꼭 30년이 흘렀다. 필요하다면 시대 변화를 반영해야 한다. 다만 대통령 공약이라거나 또는 조국 장관의 개혁 이미지에 어울린다고 해서 성급하게 밀어붙여선 곤란하다.

임대차 계약갱신권은 서민 주거권과 사유 재산권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부동산의 공공성에 주목하면 주거권, 사유재 측면을 강조하면 재산권이 먼저다. 둘 다 저마다의 논리가 있다. 따라서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지한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를 찾아가는 과정을 밟는 게 중요하다.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수시로 간섭한다. 종합부동산세를 올렸고, 재건축에 족쇄를 채웠다. 주택담보대출 통로도 깐깐하게 조였다. 최근엔 민간아파트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카드까지 꺼냈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찮다.
집값은 정부 정책을 비웃듯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임대차 계약갱신권은 또 다른 시장간섭이다. 좋은 의도에도 불구하고 되레 임대료 상승 같은 부작용을 부른다면 아예 안 하느니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