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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인하에 거리 둔 파월… "배짱 없다" 또 비난한 트럼프[美연준 0.25%P 금리인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9 17:51

수정 2019.09.20 13:28

정책방향도 제각각 '사분오열'
연방銀, 시장개입 750억弗 수혈
파월 "예상보다 빨리 QE 재개"
추가인하에 거리 둔 파월… "배짱 없다" 또 비난한 트럼프[美연준 0.25%P 금리인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정책을 놓고 내부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반대표가 3표나 나왔고, 향후 예상금리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전망도 인상부터 인하에 이르기까지 제각각으로 찢어졌다.

미 경제가 중국과 무역전쟁 심화, 세계 경기둔화 속에 10년 장기호황을 뒤로하고 내년중 침체에 빠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중대한 시기에 연준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초단기 금리인 레포금리가 이날도 상승세를 타면서 뉴욕연방은행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시장에 개입해 자금을 수혈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당분간 뉴욕연방은행을 통한 공개시장조작으로 대응하는 한편 예상보다 빨리 양적완화(QE)를 재개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연준의 금리인하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공격을 이어갔다.
그는 연준이 "배짱이 없다"면서 자신이 원하는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뜨리라는 압력을 지속했다.

■혼돈속 연준···트럼프는 또 맹공
연준은 이날 이틀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면서 예상대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이전보다 0.25%포인트 낮춘 1.75~2%로 하향조정했다.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비즈니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그러나 통화정책을 둘러싼 연준의 내부 이견은 심화하고 있다. FOMC내 표결권을 갖고 있는 위원 10명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매파인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가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했고, 대표적 비둘기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0.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반대했다.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반대표다.

경제가 침체로 빠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 금리를 동결해야 할지, 낮춰야 할지, 낮추면 얼마나 낮출지를 놓고 갈피를 잡지 못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연준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음은 향후 예상 금리 수준을 보여주는 '점 예측표'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표결권이 없는 위원 7명을 더한 FOMC 위원 17명 가운데 5명은 금리가 이전 수준인 2~2.25%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것이다. 또 다른 5명은 연말까지 이날 0.25%포인트 인하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고, 나머지 7명은 최소 한차례 이상 추가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반적으로는 앞으로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연준이 예상하고 잇다는 점이 드러났다. 다만 이같은 추세 속에서도 장기 금리전망은 이전과 같은 2.5%로 유지했다. 6월에 비해 개선된 경기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분기별로 경기전망을 내놓는 연준은 이날 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높은 2.2%로 높였고, 장기 성장률 전망치는 1.9%로 유지했다.

■QE재개,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이날 뉴욕연방은행은 은행들이 채권을 담보로 하룻밤 긴급 자금을 빌릴 때 적용되는 레포(환매) 금리가 전날에 이어 오르자 750억달러를 시중에 투입했다. 연준이 FF금리 목표치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하는 레포금리는 연방은행의 자금 투입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목표치를 벗어나 3%에 육박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530억달러에 이어 이틀 동안 1280억달러가 시중에 공급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이 서로 믿지 못해 초단기 자금을 구하기 어려웠던 때를 빼면 이같은 자금부족에 따른 레포 금리 급등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부에서는 연준이 단기 금리 통제력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서드세븐어드바이저스의 시장전략가 마이클 블록은 레포금리 급등은 자금의 원활한 흐름이라는 금융의 "배관이 터졌음을 보여준다"면서 "연준이 이를 인식하고 있고, 안전밸브 역시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FOMC는 시중 초단기 자금 압박을 덜어주기 위해 이날 초과준비금이자율(IOER)을 0.3%포인트 내린 1.8%로 낮췄다. 여기에 더해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채권 매입을 재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파월은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시장 흐름을 매우 밀접히 지켜보고, 적절한 준비금 수준에 대한 분석도 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차대조표를 언제 유기적으로 (다시) 확대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는 채권매입을 통해 보유자산을 늘린다는 것으로 그만큼 시중에 자금공급이 확대된다.
앞서 연준은 2017년 10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가운데 일부를 재투자하지 않고 매각해 시중 자금을 거둬들였고, 연방정부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등으로 시중 자금이 더 줄어들면서 17일 레포금리가 금리 상한선의 4배인 10%까지 치솟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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