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태풍 '타파'에 잠긴 반구대 암각화.. 침수기간 장기화 우려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23 13:01

수정 2019.09.23 13:01

상류 대곡댐도 만수위로 방류 
모습 드러내기까지 3개월 이상 소요될 듯
제19호 태풍 '타파'에 의해 울산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됐다. 울산지역은 태풍 파타로 인해 220mm의 누적강우량을 기록했고 특히 반구대 암각화 상류인 울주군 두서면 지역은 약 238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사진=반구대포럼 이달희 대표 제공
제19호 태풍 '타파'에 의해 울산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침수됐다. 울산지역은 태풍 파타로 인해 220mm의 누적강우량을 기록했고 특히 반구대 암각화 상류인 울주군 두서면 지역은 약 238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사진=반구대포럼 이달희 대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제17호 태풍 타파로 인해 또 다시 침수됐다. 이번에는 상류에 있는 대곡댐에서도 방류가 이뤄져 침수 기간은 예년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11시 기준 사연댐 수위는 56.68m를 기록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만수위가 60m인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아랫쪽부터 서서히 물에 잠겨 57m에 완전히 침수된다.

사연댐 상류에 위치한 대곡댐도 현재 만수위(120m)로 방류 중인 점을 감안하면 수위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침수에 따른 훼손도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만수에 따른 침수 시 물밖으로 드러나기까지는 약 2~3개월 소요된다. 하지만 이번 처럼 상류의 대암댐에서도 방류가 이뤄질 경우 그 기간은 보다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달희 반구대포럼 대표는 "현재 1초당 사연댐으로 59톤의 물이 들어오는데 나가는 물은 3.5톤에 불과하다"며 "지난해 태풍 콩레이 때는 대곡댐에서 물을 안내려보냈지만 지금은 대곡댐 마저도 만수위인 상태로 30톤가량의 물을 방류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태풍과 집중호우 때마다 매번 침수돼 훼손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시는 평소 사연댐 수위를 48~52m로 조절해 반구대암각화의 침수를 막고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릴 때는 조절이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태풍 콩레이로 암각화가 한 달 이상 물속에 잠겨 있었고, 지난 7월 태풍 다나스로 다시 물에 잠긴 바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고래와 거북, 사슴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과 수렵·어로 모습을 너비 10m, 높이 4m 크기의 바위에 새긴 그림으로 당시 생활상이 표현된 귀중한 사료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1965년 대곡천 하류에 사연댐이 건설된 이후 침수가 반복되면서 암각화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식수 확보 문제로 수십년동안 보존 방안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최근에는 울산시와 문화재청 등이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사연댐 여수로 부분에 수문을 설치해 영구적으로 댐의 수위를 조절하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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